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5년전 신경영을 선언하면서 삼성전자 조직 현실을 냉혹하게 진단하고, 나아갈 바를 명확히 제시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말은 지금도 혁신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회자될 정도다. 이 회장의 주요 어록을 정리했다.
“나는 20년이 넘도록 '불량은 암'이라고 말해왔다. 위궤양은 회복되지만 암은 진화한다. 초기에 잘라내지 않으면 3~5년 뒤에 온몸으로 전이되어 사람을 죽인다. 삼성은 자칫 잘못하면 암의 말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암은 초기에 수술하면 나을 수 있으나 3기에 들어가면 누구도 못 고친다.” - 삼성에 만연한 양적 사고에 대해 경고하며.
“내 말은 양과 질의 비중을 5대 5나 3대 7 정도로 가자는 것이 아니다. 아예 0대 10으로 가자는 것이다. 질을 위해서라면 양을 희생시켜도 좋다. 제품과 서비스, 사람과 경영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필요하다면 공장이나 라인의 생산을 중단해도 좋다는 말이다” - 품질 위주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질 위주의 경영을 해야 불량이 줄고, 품질이 좋아지고, 효율도 더 나고, 물건이 더 나와서 결국은 좋은 의미의 양이 된다. 지금 우리의 경영은 불량품을 대량으로 생산해서 오히려 마켓셰어를 자꾸 줄이고 있다. 생산량은 늘지만 마켓셰어가 줄어 적자가 자꾸 커진다.” - 품질에 대한 인식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을 주문하며.
“생산 현장에 나사가 굴러다녀도 줍는 사람이 없는 조직이 삼성전자고, 3만명이 만들고 6000명이 고치러 다니는 비효율, 낭비적인 집단인 무감각한 회사” - 신경영 선언 이전 삼성전자의 현 주소를 냉혹하게 질타하며.
“기업이 인재를 양성하지 않는 것은 일종의 죄악이며, 양질의 인재를 활용하지 못하고 내보내는 것은 경영의 큰 손실이다. 부정보다 더 파렴치한 것이 바로 사람을 망치는 것이다.” -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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