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에서 60억원 규모 결제불이행 사태가 발생했다.
금융감독원은 4일 이같은 사실을 포착하고 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의 '무차입 공매도' 가능성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15일까지 8영업일 동안 검사를 실시한다. 검사 기간은 필요에 따라 연장하기로 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은 골드만삭스 자회사인 런던 소재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로부터 주식 공매도 주문을 위탁 체결하는 과정에서 20개 종목에 대한 결제를 이행하지 못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30일 해외 계열사로부터 공매도 주문을 받아 체결했으나 1일 해당 주식을 구하지 못해 제때 결제를 이행하지 못했다.
금감원은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이 일부 주식에 대해 주식대차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 주문을 내면서 결제불이행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를 통해 구체적 주문 주식 수와 매도 금액을 확인할 계획이다.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은 결제불이행 이후 당일 19개 종목을 매수 완료했고, 나머지 1개 종목은 4일 차입해 결제 완료할 계획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주식 결제 이행과정은 금감원과 한국거래소가 공동으로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금감원 조사 결과 주식 대차과정에서 제대로 된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공매도를 실시한 것으로 드러나면 금융당국 부실한 공매도 모니터링 체계에 대한 비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은 실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하고 공매도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정부의 대책 발표 후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무차입 공매도가 현실화되면서 현행 공매도 체계의 허점이 다시 드러난 셈이다.
금감원과 한국거래소 등은 골드만삭스의 결제불이행 사태가 이례적 사례라고 선을 긋는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결제불이행 4건은 펀드 환매 등 업무상 불가피하게 발생한 오류에 가까웠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동일한 사례가 있었는지 여부는 과거 데이터를 전부 들여다봐야 할 수 있지만 적어도 2016년 이후에는 이런 식으로 경위를 확인할 수 없는 때는 단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식대차 및 공매도 주문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위탁자인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 주식 공매도 경위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