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타일러 유사제품 속속 등장에도 느긋한 이유는

LG전자 '트롬 스타일러'
LG전자 '트롬 스타일러'

LG전자가 독점하고 있던 국내 의류관리기 시장에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코웨이가 의류청정기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삼성전자도 조만간 의류관리기 신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LG 스타일러 모방 제품이 공개됐다. 독점 상황이 경쟁 구도로 전환됨에도 LG전자는 긴장하지 않고 느긋해하고 있어 이유가 주목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이르면 7월 의류관리기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의류관리기가 공개됐다.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은 올해 열린 중국 최대 가전전시회 '상해가전박람회(AWE)'에서 의류관리기 콘셉트 제품을 공개했다. 내·외관 디자인은 물론 옷걸이를 흔들어 먼지를 제거하는 방식, 스팀을 이용해 옷에 남아있는 주름을 제거하는 기능 등이 LG전자 '트롬 스타일러'와 유사하다.

또 다른 중국 가전업체 갈란즈는 1년 전 같은 전시회에서 스타일러와 똑같은 제품을 전시한 바 있다. 중국 중견 가전업체 텐준도 지난해 스타일러를 그대로 베낀 제품을 출시했다.

의류관리기 신제품이 속속 공개되는데도 의류관리기를 가장 먼저 출시한 LG전자는 여유 있는 모양새다. 의류관리기에 대한 고객 수요가 많아지며 스타일러가 의류관리기를 대표하는 일반명사로 굳혀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소비자들은 시장을 선도하는 특정 제품 이름을 제품 카테고리와 동일하게 인식하는 경우가 있다. 조미료에서 '미원', SUV 차량 '지프(Jeep)', 사무용품 '포스트잇'과 호치키스' 등이 일반명사로 자리잡은 대표적인 예다.

향후 의류관리기 시장이 성장하면 의류관리기 분야에서 일반명사로 자리 잡은 스타일러가 가장 큰 수혜제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타일러는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신개념 의류관리기다. 자주 세탁하기 어려운 양복, 교복, 겉옷 등을 새 옷처럼 깨끗하게 관리해준다. 세상에 없던 제품이었기 때문에 연구·개발에 9년을 투자했다. LG전자가 보유한 핵심기술 특허는 세계적으로 약 530개에 이른다. LG전자는 스타일러에 △세탁기 스팀 △냉장고 온도관리 △에어컨 기류제어 등 LG 주요가전 핵심기술을 모두 적용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트롬 스타일러는 오랜 기간 꾸준한 투자와 개발을 통해 새로운 시장 개척에 성공한 LG만의 대표적 융복합 혁신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