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제약사들은 지금 유산균 개발 주력 중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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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들이 경쟁적으로 장내 미생물 제품 개발에 나섰다. 프로바이오틱스 등 유산균 시장 선점을 위해서다.

대표 유산균으로 꼽히는 프로바이오틱스 국내 시장 규모는 급성장세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규모(생산액 기준)는 2011년 405억원에서 2015년 1579억원으로 연평균 58% 성장했다. 2016년에는 1800억원, 지난해 2000억원을 돌파했다.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강자 일동제약, 쎌바이오텍, 종근당 등이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식품 개발·판매에 주력한다. 매출 상위 5개 업체 중 쎌바이오텍이 2016년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내수 303억원)다. 이어 2~4위는 콜마비앤에이치(176억원), 종근당건강(170억원), 일동바이오사이언스(107억) 등이 이름을 올렸다.

프로바이오틱스란 '충분한 양을 섭취했을 때 건강에 도움을 주는 살아 있는 생균'이라는 뜻이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유산균 증식 및 유해균 억제와 배변활동 원활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을 인정 받았다.

제약업계는 개인 장내 미생물 환경을 분석해 질병 예방과 치료를 위해 장내 미생물 제품 개발에 주력한다.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 식품에 이어 의약품 개발에 활용하려는 시도도 활발하다. 개인맞춤형 의료에 유산균 적용 사례도 잇따를 전망이다.

◇유산균 선도 제약사, 일동제약

유산균 선두 제약사는 일동제약이다. 일동제약은 70년 창업 초기 1940년대부터 유산균 연구를 시작해 1959년 국내 최초 유산균제 비오비타를 개발하는 등 이 분야 선구자다. 일동제약은 프로바이오틱스 연구개발부터 생산·유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소화하는 인프라를 갖췄다.

일동제약은 프로바이오틱스 사업을 차세대 핵심 성장동력으로 선정했다. 다양한 투자와 연구개발도 진행한다. 중앙연구소에 프로바이오틱스 별도 전문조직을 운영한다.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식품 전문 브랜드 지큐랩을 론칭하는 등 상용화도 진행한다.

일동제약은 6000여 균주에 이르는 방대한 프로바이오틱스 종균은행을 구축해 연구 활동과 제품개발에 활용한다. 프로바이오틱스 분야 원천기술과 상용특허 등 경쟁력을 확보했다.

일동제약은 유산균을 활용한 질병 치료제 개발에도 전념한다. 차세대 프로바이오틱스 연구도 다양하다. 아토피피부염 질병 개선에 주력한다. 아토피 개선 프로바이오틱스 ID-RHT3201, 피부 주름개선 프로바이오틱스 ID-ACT3302, 콜레스테롤 개선 프로바이오틱스 ID-BBR4401, 치매예방물질 생성 프로바이오틱스 IDCC 3801 등을 개발, 상용화를 추진한다.

이중 ID-RHT3201은 아토피 임상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관련 제품을 지난해 출시했다. ID-RHT3201은 국내 특허 등록은 물론 미국·일본·중국·유럽 등 9개국에 국제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ID-ACT3302는 임상 결과를 확인 중이다.

정부 추진 프로바이오틱스 국책과제 주관사로도 선정됐다. 농림축산식품부 '과민성대장증후군(IBS)에 효과적 한국형 프로바이오틱스 개발, 글로벌 브랜드화' 과제를 수행한다. 과제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임상시험이 완료돼 개별인정형 추진을 준비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덕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피부건강 관련 프로바이오틱스 개발사업' 과제는 중앙대학교병원 임상시험이 완료됐다. 2019년 상용화도 가능하다.

일동제약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분야 연구개발에 주력한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간센터와 지방간에서 프로바이오틱스 효능에 관한 '장-간 축(Gut-Liver Axis)' 연구를 위해 MOU를 체결해 연구한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이 같은 플랫폼 바탕으로 질환 중심 연구 활동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쎌바이오텍·종근당홀딩스·동아제약 등 적극

1995년 설립된 쎌바이오텍은 국내 대표 유산균 회사다. 대표 브랜드는 '듀오락'이다. 듀오락은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제품으로 장 건강과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건강기능식품이다. 국내는 물론 덴마크, 핀란드 등 유럽과 싱가포르에 듀오락 제품을 수출한다.

쎌바이오텍 창업주 정명준 대표는 국내 바이오벤처 1세대이자 손꼽히는 유산균 전문가다. 1989년에는 직접 덴마크왕립공과대 대학원에서 생명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포를 본거지로 회사를 창업, 22년간 유산균에 몰두했다.

덴마크에 수출한다. 한국형 유산균 특허도 다수 보유했다. 한국형 유산균이란 생강, 파, 마늘 등 향신료 섭취가 많은 한국인 장에 맞는 균주를 뜻한다. 쎌바이오텍은 기존 수입 유산균주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생존율이 높은 한국형 유산균 다수를 개발했다.

종근당홀딩스 자회사 종근당바이오도 유산균 판매에 주력한다. 유산균 안정성을 증대시키는 배양기술 특허를 보유했다. 기능성이 입증된 프로바이오틱스를 생산 중이다. 항비만, 골다공증 개선, 신장질환 개선에 효과적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연구 등 다수 국가 연구개발 과제를 진행한다.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개발에 속도를 높인다. 종근당바이오는 서울대학교 그린바이오과학기술연구원과 장내미생물은행 설립과 마이크로바이옴 공동 연구개발도 추진한다.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기증받아 인체에 유익한 장내 미생물 발굴에도 나선다.

연구결과 바탕으로 마이크로바이옴 맞춤형 프로바이오틱스 제품과 장 질환 치료 위한 대변이식술 시료를 개발한다.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프리락토' 균주와 제형을 다양화해 '프리미엄 장용캡슐'과 '베베', '프리락토 키즈' 등 총 4가지 제품으로 출시했다. 관계사 종근당건강은 프로바이오틱스 전문 브랜드 락토핏을 출시, 매출 상승을 견인한다.

종근당바이오 관계자는 “장내 미생물이 면역력 뿐 아니라 다양한 질병에도 관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관련 연구 필요성도 커진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동아제약도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유산균 시장 성장 가능성을 내다봤다. 동아 덴마크 프로바이오틱스는 세계 유산균 시장점유율 1위인 덴마크 크리스찬한센 특화균주 'BB-12'와 'LA-5'를 배합했다. 한마디로 특화균주를 수입해 제품을 만들었다. 10억 마리 유산균이 들어 있다. BB-12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인증하는 안전 원료 인정제도(GRAS)에 등재된 원료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제품은 장내 유익균 증식과 유해균을 억제하며 원활한 배변활동과 장 기능 개선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동국제약도 스웨덴 업체와 업무 제휴로 유산균을 판매한다. 프로비마게는 동국제약이 2014년부터 스웨덴 '프로비(Probi)'사와 업무제휴로 현지에서 생산해 수입, 판매하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다. 북유럽 최대 시장 스웨덴에서 시장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한다. 프로비마게 가장 큰 특징은 특허 균주 LP299V 100억마리를 함유했다.

휴온스는 프로바이오틱스 신약 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한국식품연구원 특수목적식품연구단 김윤태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여성 갱년기 증상 완화용 '프로바이오틱스 YT1' 개발 기술을 이전 받았다. 식품연 연구팀은 여성 갱년기 실험 모델에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술을 활용한 장내미생물 변화 분석으로 프로바이오틱스 YT1을 도출했다. 실험 결과, 프로바이오틱스 YT1은 골밀도 개선과 통증 민감도 개선, 단기 기억력 개선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냈고 특허도 출원했다.

휴온스는 향후 식품연과 공동으로 프로바이오틱스 YT1 건강기능식품 개발을 위한 산업화 연구를 진행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개별 인정형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신청한다. 그 외 국내 주요 제약사 대부분이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한다.

제약사가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시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프로바이오틱스가 아토피 피부염부터 비만, 당뇨, 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가 다수 발표됐다. 세계 유산균 시장은 2015년 약 30조원 규모다. 2022년에는 60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대인이 장내 불균형으로 각종 알레르기, 질병 등을 앓는 경우가 많다”면서 “프로바이오틱스, 마이크로바이옴 등 연구가 진화하면 각종 질병 예방에 이어 다양한 질환 치료에도 적용될 것으로 제약사 투자 가치도 높다”고 말했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