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는 통신장비 업계에서 가장 많은 연구개발(R&D) 인력을 보유했다. 매출의 15%를 다시 R&D에 투자한다. 최근 화웨이가 기술 연구개발에 쏟아부는 자금은 4000억 위안(약 67조 원)에 달한다. 화웨이 고속 성장의 원동력은 대규모 연구개발 덕분이다.
이는 '아는 게 곧 힘'이라는 런정페이 회장 철학과 이어져있다. 런정페이는 1944년 중국 구이저우성에서 가난한 교사 부모 밑에서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문화대혁명 당시 런정페이 아버지가 국민당 정부의 군수공장 경리로 일했다는 전력이 밝혀지면서 큰 박해를 받았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에게 어떤 고난이 있더라도 배운 사람은 살아남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버지의 당부를 잊지 않았다. IT, 외국어 등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런정페이는 대학 졸업 후 인민해방군에 입대해 통신병과에서 근무했다. 전국 군 과학대회에 참가해 우수한 성적을 올렸지만 연좌제 때문에 승진, 포상은 그의 몫이 아니었다. 공산당 입성도 무산됐다. 43세 되던 해 그는 창업한다. 중국 우전부 소속 정보통신연구소 연구원 5명과 약 360만원의 자본으로 화웨이를 설립했다.
화웨이는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었다. 중국 기업은 짝퉁만을 판다는 오명을 용납하지 않았다. 자체 기술개발로 통신제품을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그 당시 중국 IT 시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어 화웨이의 도전은 무모해보였다. 런정페이는 주변의 반대에도 자체 기술 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며 묵묵히 길을 걸어갔다. 부동산 호황기에도 공동 창립자들이 “어려운 기술개발보다는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해 돈을 벌고 회사를 키우자”고 제안했지만 그는 단번에 거절한다. 런정페이는 물론 모든 직원들이 휴가, 퇴근을 반납하면서 R&D에 몰두했다. 사무실 한 편에 야전 침대를 두고 쪽잠을 자며 일을 했다.
런정페이의 전략은 통했다. 화웨이는 중국 내 1위 스마트폰 기업으로 우뚝 섰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3위를 차지한다. 화웨이의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1억5300만대를 기록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