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모바일쇼핑, 투자 유치전 불붙었다...2조원대 쩐의 전쟁

업계 '한번 밀리면 끝'인식 강해...적극 자금 확보로 수익 개선 모색

온라인·모바일쇼핑 업계에 올해만 2조원대에 이르는 투자 유치 전쟁이 시작됐다.

수년째 이어 온 전자상거래 시장 '치킨게임'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업체들은 투자 적극 유치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여기에 전통 오프라인 유통 공룡 신세계와 롯데가 온라인 시장 경쟁에 본격 가세했다. 유통가에 전례 없는 치열한 자금 유치전이 벌어졌다. 이른바 유통가 '쩐의 전쟁'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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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업계에 따르면 SK플래닛은 사모펀드 운용사 H&Q 코리아에 총 5000억원 규모 신규 전환우선주(RCPS) 발행 안을 진행하고 있다. H&Q 프로젝트 펀드에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등이 5000억원을 출자, '11번가' 지분 약 20%를 인수하는 형태다. 11번가를 인 분할해서 상장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투자 여부는 이달 중 국민연금 투자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SK플래닛 관계자는 “11번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 유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재무투자자(FI)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신세계는 온라인쇼핑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빅딜'에 나섰다. 올해 초 '비아르브이(BRV) 캐피탈 매니지먼트' '어피너티 에쿼티 파트너스(AEP)'와 온라인 사업 신규 법인에 관한 총 1조원 이상 투자 유치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2015년 쿠팡이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확보한 10억달러(약 1조1400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로 출발한 업체도 각각 1000억원에서 3000억원 이상 자금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쿠팡은 그동안 자금 총 1조6000억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시몬느자산운용에서 500억원을 유치한 티몬은 총 2670억원을 기록했다. 위메프는 2015년 NXC에서 1000억원을 받았고, 게임업계에서 추가 자금 유치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번 밀리면 끝'이라는 인식 때문에 물류 인프라 및 출혈 마케팅을 멈추기란 어려운 상황이다. 경쟁사를 밀어내면 시장을 독식할 수 있다는 인식도 투자 유치 활동을 부추기고 있다.

투자업계도 전자상거래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은 매년 15% 이상 성장을 거듭하며 올해 처음으로 100조원 이상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입장에서 온라인 유통은 현재의 수익성과 무관하게 미래 가치에 매력을 느낄 만하다. 신세계, 롯데 등 기존 유통 대기업이 온라인·모바일 커머스에 진입한 것도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중요 요소다.

온라인쇼핑 관계자는 “최근 신세계, 롯데, SK플래닛 등이 온라인쇼핑 사업 강화를 선언하면서 시장에 돈(투자금)이 돌기 시작했다”면서 “그동안 소극성을 보이던 투자자들이 먼저 접촉하는 사례도 늘었다”고 전했다.

국내 온라인쇼핑 업체가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5년 동안 유치한 총 투자금액(증자, 전환사채 발행 사례 제외)은 총 2조원 수준이다.

신세계와 SK플래닛이 자금 확보에 성공하면 1조5000억원을 유치하게 된다. 여기에 쿠팡, 티몬, 위메프가 투자 유치에 나섰다. 최근 써머스플랫폼을 인수한 '코리아센터', 테슬라 상장 1호 '카페24', 마켓컬리 등 투자와 공모가 있었다. 이를 합하면 올해만 최소 2조원 이상 자금이 국내 온라인 시장으로 유입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온라인쇼핑 업체가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국내외 투자 시장에서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자금 유치를 위해선 현재 성과보다 미래 기업 가치를 올리기 위한 전략과 차별화한 비즈니스 발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