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스마트폰 판매가 저조하자 출고가 인하와 지원금 상향이 잇따르고 있다. 고가 스마트폰 판매 부진은 시장 포화와 중저가폰 성능 향상, 혁신성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LG유플러스는 20일 LG전자 V30플러스 공시지원금을 출고가(99만8800원)에 가까운 90만원(데이터 스페셜A 요금제 기준)으로 상향했다. 유통점 추가 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을 더하면 기기 값은 0원이다.
V30플러스 출고가 상향은 기업 고객이 타깃이다.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다수 가입자를 한꺼번에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앞서 LG유플러스는 12일에도 V30플러스 공시지원금을 15만1000원에서 45만원으로 올렸다.
SK텔레콤도 V30플러스 지원금을 45만원으로 상향했다. 유통망 추가지원금 6만7500원을 더해 할부 원금을 48만1300원까지 낮췄다. KT는 지원금을 상향하지 않았다. 1주일 단위로 지원금 조정이 가능한 만큼 이르면 이번 주 상향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SK텔레콤은 소니 '엑스페리아XZ 프리미엄' 출고가를 79만9700원에서 59만9500원으로 20만원가량 인하했고 LG유플러스는 삼성전자 갤럭시S9 공시지원금을 최대 35만8000원까지 올렸다.
애플 야심작 아이폰X(텐)은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4개월 동안 국내 판매량이 47만5000여대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판매량으로 역대 아이폰 시리즈 중 가장 적다는 게 이통사 설명이다.
지원금 상향·출고가 인하는 갤럭시노트9 등 주력 제품 출시 이전까지 기존 고가폰 판매를 늘리기 위한 전략 일환으로 풀이된다. 고가 스마트폰 판매 부진에 따른 출구 전략도 숨어 있다. 홍기성 한국이동통신판매점협회 회장은 “올초부터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었다”면서 “최근엔 상황이 악화돼 판매점에서 하루 3명 고객을 응대하기도 어려운 수준”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15조7000억원에서 15조2000억원으로 하향했다. 갤럭시S9 2분기 출하량 추정치를 1500만대에서 950만대로 낮추면서 IT·모바일(IM)부문 영업이익 추정치도 2조9000억원에서 5000억원 하향 조정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갤럭시S9은 초반 양호한 출하량을 유지했지만 실제 판매가 반영되는 2분기부터 출하량이 기대치를 밑도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추세라면 갤럭시S9 첫해 출하량은 3000만대 초반으로 갤럭시S3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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