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모바일게임을 삭제했다 구설에 올랐다. 해당 업체는 구글의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 관행에 불만을 나타냈다.
20일 겜브릿지에 따르면 이 회사가 지난해 구글에 출시한 모바일게임 '애프터데이즈'가 18일 갑자기 구글플레이에서 사라졌다.
구글은 애프터데이즈 삭제 후 겜브릿지에 메일을 보내 “민감한 사안을 위배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게임사는 항의했고 하루 만인 19일 게임은 복구됐다.
애프터데이즈는 2015년 일어난 네팔 대지진을 소재로 한 모바일게임이다. 2017년 출시해 '이달의 우수게임' '부산인디커넥트(BIC)' 등에 선정됐다.
이 게임은 지진으로 터전을 잃은 네팔 커피농부 이야기가 중심이다. 겜브릿지는 현지 답사를 통해 실화를 바탕으로 게임 스토리를 짰다. 실제 인물에 하락을 받고 네팔 현장조사를 통해 고증한 그래픽, 사운드, 캐릭터를 구현했다. 게임 매출 100% 이상을 네팔 커피 산업에 기부했다.
도민석 겜브릿지 대표는 “구글이 게임 삭제 후 민감한 사안을 위배했다고 메일을 보내왔다”면서 “회신 메일로 항의했더니 검토 후 게임을 복구했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겜브릿지에 따르면 구글은 이 과정에서 애프터데이즈를 어떤 기준으로 삭제하고 복구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삭제된 버전과 복구된 버전은 게임 설명이나 콘텐츠가 바뀌지 않은 동일한 버전이다.
도 대표는 “18일 오사카 지진 발생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추측했다. 애프터데이즈 연관 검색어인 어스퀘이크, 지진 등을 구글이 기계적으로 해석해 게임을 삭제했다는 것이다.
구글 기준에 따르면, 구글플레이는 자연재해, 잔혹 행위, 물리적 충돌, 죽음 또는 기타 비극적인 사건을 적절하게 다루지 못하거나 이를 이용하여 돈을 벌려는 앱을 제한한다.
애프터데이즈는 2월부터 무료 버전 '애프터데이즈'를 따로 출시하기도 했다.
도 대표는 “무료 버전도 제공했고 매출 100% 이상을 기부하는 게임을 애매모호한 기준으로 삭제하고 복구시켰다”면서 “이 과정에서 개발사에 소명을 듣지 않았고 구체적인 기준을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도 대표는 “실제로 게임개발 관련 커뮤니티에서 구글이 일방적으로 앱을 삭제한 것에 불만을 품은 글이 종종 올라온다”면서 “진열장에서 공급자 동의 없이 마음대로 제품을 빼버린 것과 마찬가지로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글은 현재 한국 앱 생태계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지 않았는지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개별 앱에 대해서는 코멘트 하지 않는다”면서도 “개발자는 구글플레이 개발자 정책을 준수해야하며 이를 근거로 개발사에게 조치한다”고 밝혔다. 또 “개발사들이 관련해서 수정조치를 취하면 복구될 수 있고 이런 과정 중 개발사들과 소통을 한다”고 덧붙였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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