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1일 러시아 하원 연설에서 양국 협력 청사진을 제시했다. 2020년 수교 30주년에 맞춰 협력지평을 확대하고, 교역액 300억달러 목표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를 국빈방문해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러시아 하원에서 연설했다. 한국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방문은 1999년 김대중 대통령 이후 19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2020년은 러시아와 한국이 새롭게 이웃이 된지 30년이 되는 해”라며 “뜻깊은 수교 30주년에 맞춰 유라시아 발전을 위한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교역액 300억달러를 달성하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협력 확대 방안으로 △미래성장 동력 확충 △극동개발협력 △국민복지 증진·교류기반 강화 등을 제안했다. 이 중에서도 혁신을 통한 미래성장 동력 확보 협력을 '1순위'로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을 준비하는 것은 양국 국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진다는 면에서 아주 중요하다”며 “세계 최고 원천기술, 기초과학기술을 지닌 러시아와 IT에 강점을 가진 한국이 협력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함께 선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러시아의 지지와 도움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남·북·미는 전쟁과 적대의 어두운 시간을 뒤로 하고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며 “이 놀라운 변화 에러시아 정부와 국민들의 적극적 지지와 협조가 큰 힘이 되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되고, 러시아와의 3각 협력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3국간 철도, 에너지, 전력협력이 이뤄지면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튼튼한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 둘째 날인 22일에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한다. 이 자리에서 '한·러 혁신센터' 구축을 협의한다. 우리나라에 한·러 혁신센터를 설립하고, 모스크바에 있는 기존 한·러 과학기술협력센터를 확대한다. 이를 통해 중소·벤처기업 육성, 혁신기술 협력,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 공동 창업 생태계 조성 등에 노력한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이 성공적으로 열리고 있는 것에도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 셋째날인 24일(현지시간) 멕시코를 상대하는 우리나라 2차전을 직접 관람할 예정이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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