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제록스-후지필름 56년 관계 끝낸다, 자체 공급망 추진](https://img.etnews.com/photonews/1806/1085320_20180626135035_023_0001.jpg)
미국의 사무용 기기회사 제록스가 일본 후지필름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새로운 공급처로부터 제품을 받기 시작했고, 56년된 합작법인 후지제록스와의 기술 계약도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후지필름은 지난주 제록스를 상대로 10억달러가 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제록스가 행동주의 투자가 칼 아이칸, 다윈 디슨 압력에 굴복해 후지필름의 인수합병(M&A) 계약을 철회했다는 데 책임을 물은 것이다.
하지만 제록스는 저평가된 회사 가치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입장을 확인하며, 앞서 인수 제안을 받아들인 CEO와 이사진을 대거 물갈이했다.
제록스의 신임 최고경영자(CEO)인 존 비센틴은 후지필름의 CEO인 시게타카 고모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양사의 합작법인인 후지제록스의 방대하고 지속적인 분식회계와 계약위반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를 근거로 2021년 만료 예정인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후지필름은 후지제록스가 미국 상장기업에 적용되는 법률과 규정을 준수할 준비를 하지 못 했고, 그러한 규정 준수 능력을 갖추려면 몇 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후지필름은 후지제록스에 대한 제록스의 주장이 잘못 된 것이며, 회계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합작법인인 후지제록스는 후지필름이 전체 지분의 75%를 가지고 있고, 나머지 25%는 제록스가 소유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은 후지제록스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나머지 글로벌 시장은 제록스가 서비스를 맡았다. 제록스는 더 이상 자체적으로 사무용 기기를 만들지 않고, 주로 후지제록스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후지필름이 합작회사를 포함해 제록스를 상대로 M&A를 시도했고, 이에 대한 제록스 주주들의 거센 반대로 계약이 무산되자 양사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이 악화됐다.
제록스는 현재 후지필름과 오랜 제휴관계를 끊고 자체 공급망을 구축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급성장하는 아시아태평양시장에 자체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스티븐 반드로크작을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임명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