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트럼프발 '무역전쟁', 美할리데이비드슨 공장 해외 이전](https://img.etnews.com/photonews/1806/1085445_20180626164019_194_0001.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폭탄과 이에 맞선 유럽연합(EU)의 보복관세로 미국 명품 오토바이 브랜드 할리 데이비드슨이 생산공장을 이전한다.
브랜드 할리 데이비드슨은 25일(현지시간) 공시자료를 통해 EU의 보복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일부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이 전했다.
할리 데이비드슨은 "생산시설 이전은 회사가 선호했던 일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EU 고객이 우리 제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유럽에서 사업을 생존할 수 있도록 하는 지속가능한 유일한 선택지"라고 밝혔다.
생산시설 해외이전은 앞으로 최소 9개월에서 18개월에 걸쳐 이뤄진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EU의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자 EU는 22일부터 할리 데이비드슨을 비롯해 청바지 업체 리바이스, 위스키 생산업체 버번 등 28억 유로(약 3조6000억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로 대응했다.
할리 데이비드슨은 EU 보복관세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 회사는 기존에 EU 수출 시 6%의 관세를 부담해왔지만, 이번 조치에 따라 관세가 31%로 급격히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할리 데이비드슨은 지난해 유럽지역에 약 4만대를 판매했으며 이는 전 세계 판매량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회사 입장에서 유럽은 미국 국내시장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관세 보복에 따라 할리 데이비드슨은 오토바이 한 대를 EU에 수출할 때마다 2200달러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연간 기준으로 올해는 남은 기간 3000만~4500만 달러, 2019년에는 9000만~1억 달러의 추가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분기 할리 데이비드슨의 해외판매는 12% 증가한 반면, 미국 국내 판매는 0.2% 줄었다. 국내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매슈 레바티치 최고경영자(CEO)는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해왔다.
할리 데이비드슨은 대부분의 오토바이를 미국 내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현재 인도와 브라질, 호주 등에도 해외 생산시설을 두고 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할리 데이비드슨의 결정은 무역장벽을 높이는 것이 나쁜 생각이라는 증거"라며 회사의 공장 이전이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라이언 의장은 "미국의 노동자, 소비자, 제조업체를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시장을 여는 것이지, 우리 시장에 대한 장벽을 높이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과거 이 회사를 '미국의 진정한 우상', '미국 제조업의 기둥'으로 치켜세웠던 트럼프 대통령은 "할리 데이비드슨이 가장 먼저 백기 투항했다는 데 놀랐다"며 회사 측을 비난했다.
NYT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와 EU의 보복관세로 양쪽 기업들에 발생하는 금융비용의 초기 징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