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5G 혁신으로 나아갈 2020년

최준호 키사이트코리아 대표.
최준호 키사이트코리아 대표.

아날로그 음성 기반의 1세대 등장 이후 이동통신 기술은 지난 30년 동안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1990년대 아날로그 음성 및 디지털 문자메시지(SMS)를 결합한 2G 셀룰러 시대와 2000년대에 들어와 음성을 디지털로 변환하고 디지털 정보 채널에 IP, 웹데이터와 이메일을 SMS에 결합한 3G 셀룰러 시대를 보냈다. 2010년대 IP 음성과 데이터를 1개 채널에 결합하고 IP 기반 멀티미디어를 가능하게 한 4G 시대를 거쳐 2020년에는 5G 시대를 맞아 다양한 산업 모델이 다시 한 번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5G 기술은 초저지연, 초고속, 초연결 특징을 기반으로 대규모의 빠른 이동성을 제공할 것이다. 이는 다시 사물인터넷(IoT) 기기, 커넥티드 자율주행차, 원격의료, 스마트도시와 가상현실 시스템에 이르는 수십억개 디바이스의 인터넷 연결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5G 네트워크가 최적화된다면 초당 20Gbps 속도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고, 5G 혁신센터는 이상형의 실험실 환경에서 1Tbps에 도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6㎓ 이하 대역에서 기존 4G LTE 기술을 확장하고, 새로운 대역에서 5G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신기술이 필요하다. 5G 네트워크 전송량을 늘리기 위한 더 많은 채널, 더 많은 안테나와 데이터 전송 코드를 더욱 밀집시키기 위한 기술이다.

우선 더 많은 채널을 이용하기 위한 캐리어 결합(CA) 기술이 필요하다. 4G 기술은 2~4개의 20㎒ 채널을 결합했지만 5G는 최대 32채널을 결합한다. 또 가능한 주파수 대역을 찾는 것 자체가 도전 과제이기 때문에 2.4㎓, 5㎓ 무면허 대역을 활용하는 LTE-U를 이용하거나 3GPP에서 제안한 LAA(License Assisted Access)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 미국 T모바일이 추진한 600㎒ 대역을 활용하면 기지국 추가 설치를 최소화하고 저주파수로 넓은 지역을 커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30~300㎓ 밀리미터파 대역을 이용하면 높은 주파수 대역으로 사업자의 채널 용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주파수 특성상 빌딩이나 방해물을 통과하지 못하고 채널 손실이 많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위해 높은 지향성 안테나와 잘 설계된 빔포밍 기술이 더욱 요구된다.

두 번째로 더 많은 안테나를 통해 전송량을 높이거나 강한 네트워크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다중입력다중출력(MIMO) 기술도 필요하다. 기지국과 사용자 사이에 공간 다이버시티를 활용하기 위한 높은 어레이 안테나 기술을 활용한다. MIMO는 4G LTE, LTE프로에서도 활용되는 기술이지만 현재 단 64개 안테나 어레이 정도만 이용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더 많은 데이터 전송을 위해 기존의 256 QAM 변조 방식부터 최대 4096 QAM까지 고려,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 OFDM 방식을 이용해 여러 개의 서브 캐리어로 대역폭을 늘리고 응답 시간을 줄이기 위한 기술도 개발될 것이다.

5G 실현을 위해서는 밀리미터파 대역을 운용하고 스몰셀 기기와 광범위한 MIMO 안테나 어레이를 포함한 기술 혁신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장비 업체에서는 더 큰 성장이 예상된다. 다만 칩셋 제조사와 모바일 기기 제조사에는 큰 도전이 될 것이다. 새로운 5G NR 칩셋은 새로운 5G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기존의 4G LTE 네트워크를 동시에 지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서 5G 뉴라디오 종속모드(5G NR NSA) 표준은 다양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과제를 명시했다. 이를 위해 캐리어 결합, MIMO 안테나 기술과 더 집적된 QAM 방식을 이용하게 될 것이다.

5G의 광대역 데이터와 지향성 빔 안테나는 특히 경기장 행사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KT, 삼성전자, 인텔의 5G 네트워크 서비스 시연은 그 가능성을 보여 줬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더욱 현실화된 5G 서비스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지난 6월 세계이동통신표준화기구(3GPP) 기술 총회에서 5G SA 표준이 완성됐다. 국내에서는 5G 주파수 경매가 완료돼 5G 상용화 서비스 준비가 본격 시작됐다.

2020년 5G 시대의 혁신은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 더 편리한 응용 기술과 통신 방법을 보여 줄 것이다. 이는 통신업계뿐만 아니라 자동차·TV·오락 등 다양한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4차 산업혁명으로 이어질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최준호 키사이트코리아 대표 jun_chie@keysigh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