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30일 청와대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청와대를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탁 행정관은 “사직의사를 처음 밝힌 것은 지난 평양공연 이후였지만 애초에 6개월만 약속하고 들어왔던 터라 예정보다 더 오래 있었다고 생각했다”며 “5·18부터 평양공연까지로 충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탁 행정관은 앞서 사표를 냈지만 임종석 비서실장이 남북정상회담까지 있어달라고 요청하면서 더 머무렀다. 이후 여러차례 사직 의사를 밝혔지만 쉽게 정리되지 않으면서 공개적으로 사직 의사를 이번에 밝혔다.
그는 “이제 정말로 나가도 될 때가 된 것 같다”며 “선거법 위반 재판의 1심 결과도 사직을 결심할 수 있는 이유가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떠밀려 떠나는 것이 아니라 마음 편히 떠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탁 행정관은 지난해 대선 당시 불법 선거운동을 벌인 혐의로 지난 18일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는 공무원 사직을 해야 하는 기준인 100만원 이하의 벌금이어서 탁 행정관은 행정관직을 유지했었다.
또한 탁 행정관은 이번 청와대 인사에서 의전비서관으로 새로 임명된 김종천 비서관과의 갈등설도 부인했다.
그는 “저와 김 비서관의 인간적 관계에 대해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는 제가 청와대 안에서 유일하게 형이라고 부르는 사이이며 가장 적임자이기도 하다”며 “조선일보의 갈등설 보도는 그 신박한 해석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이어 그는 “여러 소회는 언젠가 밝힐만한 시간이 오리라 생각한다. 굳이 이말 저말 안하고 좀 조용히 지내려 한다”며 “허리디스크와 이명과 갑상선 치료가 먼저다. 지나치게 많은 관심에 감사했다”고 글을 맺었다.
탁 행정관은 지난 28일부터 이틀간 연가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29일에는 페이스북에 망망대해 사진과 함께 “'잊혀질 영광과 사라질 자유'라는 글 등을 써 사의설에 휩싸인 바 있다.
이후 청와대는 탁 행정관이 사표를 내거나 사의를 표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현재까지도 뚜렷한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현재 탁 행정관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도 삭제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