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래 디자인 방향성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콘셉트카 개발 코드명을 'HDC(Hyundai Design Center)'로 통합했다. 지역별 특성에 초점을 맞췄던 내외관 디자인을 차종별 특성에 맞춰 개편하려는 차세대 디자인 전략으로 해석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플루이딕 스컬프처'에 이은 미래 디자인 방향성을 '센슈어스 스포트니스(Sensuous Sportiness: 감성을 더한 스포티함)'로 재정의하고, 이를 적용한 첫 콘셉트카 '르 필 루즈' 개발 코드명을 'HDC-1'으로 명명했다.
그동안 현대차 콘셉트카 개발 코드명은 일종의 규칙을 적용했다. 현대를 의미하는 알파벳 'H'에 연구개발 지역을 적은 'C(캘리포니아)', 'E(유럽)', 'N(남양)'을 넣고, 디자인센터를 뜻하는 'D', 순번을 뜻하는 숫자를 조합해 HCD-1, HND-2 등으로 이름 붙였다.
콘셉트카를 개발한 미국과 유럽, 한국 세 곳의 대륙별 디자인센터 이름을 코드명에 붙인 것은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디자인센터별 경쟁을 통해 더 우수한 디자인을 선발하는 효과도 있었다.
하지만 현대차는 최근 센슈어스 스포트니스를 도입하며 지역별 디자인 전략을 차종별 디자인 전략으로 전면 개편했다. 고유의 디자인 DNA를 공유하면서 차종별 특성에 맞는 개성과 역할을 부여하는 '현대 룩(Hyundai Look)' 디자인 전략이다.
현대차가 2018 부산모터쇼를 통해 공개한 대형 SUV 콘셉트카 그랜드마스터(HDC-2) 역시 기존 르 필 루즈(HDC-1)와 캐스케이딩 그릴을 공유하는 등 큰 틀에선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계승하지만, SUV란 특성에 맞춰 역동적인 직선을 강조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이상엽 현대차 스타일링 담당 상무는 “차세대 현대차 디자인은 제조사 브랜드 이미지 중심의 디자인에서 탈피할 것”이라며 “센슈어스 스포트니스라 불리는 큰 디자인 틀 안에서 체스판 위의 킹과, 퀸, 나이트, 비숍처럼 모이면 한 팀이 되지만, 각자 고유 역할을 지닌 것처럼 차량마다 개성과 역할을 갖는 현대 룩 디자인 전략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