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슈퍼스타'급 테크기업들의 등장으로 근로자들의 월급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이른바 글로벌 테크기업의 '승자독식'에 대해 경고했다고 미 경제매체 CNBC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OECD는 이날 파리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연례 고용 전망을 발표하고, 많은 국가에서 생산성 향상이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OECD 국가에서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평균 임금 상승률은 1.2%로 둔화됐는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2%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실업률은 위기 이전으로 회복됐지만, 임금 상승이 더디다고 지적했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고용은 늘어나는데 임금이 감소하는 추세는 글로벌 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드러내는 단면”이라면서 “특히 저숙련 노동자를 지원하는 국가 차원의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OECD에 따르면 생산성 향상의 대부분은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 고용은 적게 하는 소수의 혁신 회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아일랜드, 한국, 일본이 주도하는 OECD 국가에서는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국민 소득의 전체적 비율이 투자자들에 비해 감소했다. 반면 슈퍼스타급 테크기업들의 현금유동성은 증가하는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테크기업들이 '창조적 파괴'를 주도하고 있고, 특히 저숙련·반복 업무 위주의 국가와 산업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OECD는 기술 진보가 '승자독식' 미래를 강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업의 생산성이 향상되면 근로자들의 임금도 상승하는 전통적 경제구조가 무너지고, 대기업들이 생산성 향상의 혜택을 독식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대형 테크기업들이 경쟁시장 체제를 깨뜨릴 수 있을지 여부를 각국 정부가 경계하고 규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7년 4분기 기준 OECD 평균 이상의 임금 상승률을 기록한 국가는 캐나다와 프랑스였다. 스페인, 이탈리아, 호주는 모두 소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는 근로자들이 노동조합 등 근로자 대표와 고용주 간 단체교섭을 통해 불평등을 해소하고, 기술 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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