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증가로 5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75개월 연속 흑자 행진도 이어갔다.
상품수지 흑자가 100억달러를 넘겼으며, 4월 사상 최대 적자를 냈던 본원소득수지도 흑자로 전환했다. 다만 꾸준한 해외 여행객 증가로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다소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18년 5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86억8000억달러 흑자를 달성했다. 2012년 3월 이후 75개월 간 수출에서 수익을 보고 있다.
규모로는 2017년 9월(122억8700만달러)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컸다. 전월대비 69억1000만달러나 불어났다. 4월 흑자 규모는 6년 만의 최소치인 17억7000만달러에 그쳤다.
상품수지 흑자가 113억9000만달러까지 확대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5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한 508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110억달러)와 석유제품(38억8000만달러) 수출 증가가 호조세를 견인했다. 5월 기준 반도체 수출 비중은 43.2%로 전월(36.2%)보다 소폭 늘어났다.
본원소득수지도 배당수입 증가로 2억3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4월 본원소득수지는 사상 최대인 58억6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본원소득수지는 급료·임금과 배당, 이자 등 투자소득을 가리킨다.
배당소득 적자가 전월(65억1000만달러)에서 4억달러로 크게 축소됐다. 계절성 요인인 12월 결산법인 배당지급이 빠졌기 때문이다. 이자소득은 6억7000만달러 흑자를 내며 본원소득수지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반면,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는 계속 확대됐다. 여행수지 부진에 가공서비스수지 악화가 더해져 20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해외 여행객 증가폭이 중국인 관광객 증가폭을 넘어서며 여행수지 적자가 13억4000만달러로 늘어났다. 고고도요격미사일(사드·THAAD) 갈등 해소로 여행수지가 회복될 것이란 당초 기대에서 벗어났다. 5월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로 관광객이 급감한 지난해 5월(13억6000만달러)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5월 금융계정 순자산은 68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 중 내국인 해외투자가 64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국내 대기업의 해외 업체 지분 투자로 역대 2위 규모에 달했다. 외국인 국내투자는 2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9억8000만달러)에 비해 감소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