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 폭탄을 투하하겠다고 한 날이 밝아오면서 양 당사국인 G2(미·중)는 물론 글로벌 시장 전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속대로라면 워싱턴DC 시간인 미국 동부 표준시로 6일 0시를 기해 무역전쟁의 방아쇠를 당긴다.
340억달러(약 38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 818개 품목에 25%의 고율 관세를 매기면서 무역전쟁의 서막이 열리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6일 트럼프 대통령이 당길 방아쇠가 몰고 올 엄청난 파장을 중국 입장에서 먼저 분석했다. 베이징에서는 경제 정책 당국자들이 이번 무역전쟁이 오래 갈 싸움으로 이어질 경우 어떤 영향이 미칠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가 발효하는 즉시 대두와 돼지고기에 대한 보복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미 수입 철강·알루미늄, 태양광 패널, 세탁기 등에 고율관세를 물렸지만, 이번 관세 폭탄 투하는 파급효과 면에서 차원이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입장에서 우선 관세 폭탄은 두 번 떨어지는 것으로 요약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도둑질한 중국산 수입제품에 상응하는 조처를 하겠다면서 총액 500억달러(약 56조원) 규모 제품에 고율 관세 부과를 공언했다.
이에 대한 중국의 대응은 "같은 규모, 같은 강도"로 압축된다고 블룸버그는 관측했다.
관세는 미국과 중국 모두 세관 당국이 통관 항에 물자가 들어오는 순간 물리게 된다. 특정 제품에 추가 관세가 부과되는 것으로 공표됐다면 당연히 수입업자가 통관 이후 상응하는 관세를 물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시장은 미국의 관세 폭탄을 견딜 준비가 돼 있을까.
블룸버그는 "중국 증시가 최근 몇 주 사이에 베어마켓(거래가 부진한 약세장)으로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무역전쟁이 몰고 올 여파로 늘어날지도 모르는 부채 등 재정 위기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바짝 움츠러들었다. 중국 인민은행은 여러 경제매체에 낸 입장을 통해 "시장을 안정시킬 대책을 찾고 있다. 채권시장은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펀더멘털(경제 전반의 기초여건)은 무역갈등의 영향을 감내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중국 당국은 위안화의 급격한 평가절하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지만, 미국은 다르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최근 포르투갈에서 열린 패널 토크에서 기업들이 다음에 무엇이 올 것인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투자를 미루고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고 말했다.
S&P 500을 비롯한 미국 시장은 아직 요동치는 분위기는 아니다.
관세 폭탄이 중국 경제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제한적 전망 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비슷한 형태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이 부메랑이 돼 미국에 돌아올 가능성도 경고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
김명희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