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거리·공간을 넘어 '초연결'을 통한 '초지능화'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은 개인과 공동체 삶의 질 향상 논의뿐만 아니라 세계 산업과 사회, 그리고 우리 삶의 패러다임 근본 전환을 가져왔다.
모호해진 산업 간 경계 속에 분야의 변신과 전환, 무한 확장 및 기존 방식을 뛰어넘는 혁신 프로세스 등 우리는 기술 변화 속도와 더불어 디지털 전환이라는 시대 요구와 도전에 직면했다.
예를 들어 아디다스가 '스피드 팩토리'라는 이름으로 3D프린팅, 로봇, 첨단자동화 장비로 제조 공정을 혁신하면서 기존에 5000명이 하던 작업을 단 10명과 함께 맞춤 생산을 하고 있다. 알리바바·징둥닷컴은 사용자 중심 사고를 기반으로 공급자와 사용자, 기술의 절묘한 윈윈을 끌어내며 오프라인 매장을 '현실과 가상의 융합을 통한 거대한 디지털 실험장'으로 변모시켰다.
이러한 변화는 가상과 실물 및 생물 영역까지도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다. 기술 진보뿐만 아니라 경제·사회 환경 이해, 디지털로 변화하는 삶에 대한 사용자 상호 작용 및 경험 변화까지 다양한 형태를 띠고 우리에게 실시간으로 다가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한 변화는 산업 관점에서 △생산자에서 사용자 중심을 넘어 맞춤형 접근 방식으로 전환 △다양한 기술 융합과 경계 붕괴 △기존 산업 구조의 디지털 전환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기술은 우리 주변의 수많은 것이 디지털을 통해 가치가 창출되는 시대에 더 이상 그 자체로서 목표가 되지 않는다. 또 다음 혁명을 준비하는 흐름, 즉 '과정'일 뿐이다. 핵심은 첫 번째로 이야기한 '사용자 중심 접근 방식'에 있다.
그동안 산업혁명이 기술 발전에 따라 사람(사용자)이 뒤따라가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사람(사용자)이 생각하고 상상하는 것을 현실로 이뤄 낼 수 있도록 기술이 사람을 쫓아가는 시대다. 어떠한 것이든 변화 속 가치의 본질은 사람(사용자)의, 사람(사용자)에 의한, 사람(사용자)을 위하는 것에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어떻게 하면 더욱더 사람, 즉 사용자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을지와 어떻게 전달하고 지원할지 등 사용자의 첫 경험부터 제품 및 서비스와 마지막으로 느끼는 최종 가치까지 총체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에어비엔비 등은 이러한 접근 방법을 통해 기존과 다른 파격 형태로 변신하며 4차 산업혁명을 주도했다. 이들은 사용자로 대변되는 사람 중심 사고와 창의·통합 사고를 통한 혁신 방법 가운데 하나로 '디자인 싱킹'을 꼽는다.
이유는 △사용자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을 △지속해서 즐거운 경험으로 만들기 위해 △기술과 디지털이라는 매개체로 연계해서 시간, 거리,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사람(사용자)과 사람(사용자), 사람(사용자)과 기술, 사물 간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을 뿐만 아니라 이를 추진하는데 디자인 싱킹이 핵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의 기본 요소로 '재창조 지속'을 주창한 '디자인 싱킹' 저자 로저 마틴은 "가장 강력한 경쟁우위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를 지속해서 재설계해야 하며, 디자인 싱킹은 사람 중심으로 재설계를 지속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모든 것이 연결되는 지능 사회로 진화'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중심에 선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사람에 대한 통찰력' 중심으로 하여 다각도로 현상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 디자인 싱킹의 핵심 키워드인 공감·협업·빠른 수행과 반복을 통해 수많은 도전과 기회에 맞서는 용기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앞으로 디자인 싱킹 개념과 단계별 특징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가 무엇을 바라보고 어떻게 나아가면 좋을지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해 보도록 하자.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 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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