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 평년보다 상당한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험사가 손해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장마나 태풍 등으로 인한 침수 등 피해로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1분기 483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907억원 흑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대폭 악화된 것이다.
손보사 간 경쟁이 격화하면서 지난해부터 보험료 인하 경쟁이 발생하고, 지난겨울 평년보다 추운 날씨가 손해율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하반기에 개인용·업무용 자동차보험료를 1.6% 내린 삼성화재는 올해 4월에도 0.8% 추가 인하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실제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11곳 손보사 올해 1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2.6%로 전년동기(78.2%)보다 4.4%포인트(P) 악화됐다.
이른바 대형 손보사인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나빠졌다. 전년동기 대비 삼성화재는 5.0%P 오른 81.4%, 현대해상은 2.6% 오른 80.4%, KB손보는 6.0% 오픈 84.4%, DB손보는 7.9% 오른 85.4% 등으로 집계돼 모두 80%대를 넘어섰다.
문제는 올해 여름 많은 비가 예상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부터 10일 사이 예상 강수량은 서울·경기·강원 영서·북한은 30~80㎜ 내외다. 기상청은 경기 북부·강원 영서 북부 등은 최대 120㎜ 이상 비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보험사들도 차량 침수를 막기 위해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10월 말까지 '침수예방 비상팀'을 운영한다. 하천 주차장과 저지대 등 전국 240여곳 상습 침수지역을 대상으로 순찰을 강화하고 침수위험 차량의 안전지대 견인에 나선다. 메리츠화재도 태풍북상, 강수량, 호우경보 등 재난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 체제를 구축했다.
일각에서는 조만간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가 예상하는 적정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8% 안팎인데, 현재 대부분 보험사가 이 수준을 넘어선 상황이다. 게다가 올해 하반기 시작된 자동차 정비요금 상향 조정 등과 맞물려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올해 여름은 장마와 태풍이 비슷한 시기에 발생하면서 많은 비가 예상돼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며 “현재 손해율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고, 향후 자동차 정비요금 상향 요정 등으로 보험료 인상이 단행될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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