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이 문재인 정부 혁신성장 성과가 미진한 주된 이유로 오랫동안 켜켜이 쌓인 '규제'를 꼽았다. 속도를 내기 어려운 정부조직 한계도 지적했다.
규제 혁파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인내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8일 인도 뉴델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성장을 가로막는 것은 규제인데, 규제는 기본적으로 켜켜이 쌓여있는 것”이라며 “혁신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는 대부분 장기존속 규제이며, 한순간에 생긴 게 아니라 지난 정부, 지지난 정부도 규제가 발목을 잡았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 인도 국빈방문에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했다.
장 위원장은 혁신성장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오려면 많은 에너지와 시간이 든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속도감을 지적한 것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성과를 위해서는 조금 더 참아줬으면 좋겠다.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힘을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규제 문제뿐 아니라 정부조직 한계도 지적했다. 정부조직 자체가 민간처럼 '속도'를 중요시하기 보다는 지속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장 위원장은 “기존에 하던 것을 효율적으로 큰 사고 없이, 또 과오 없이 하는 것에 맞춰진 것이 행정조직”이라며 “본질적으로 행정조직이 속도를 내는 것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혁신성장,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3대 축은 공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기별로 우선순위가 조정될 수 있다고 했다.
장 위원장은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공정경제,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너무나 무심했기 때문에 좀 더 가야 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며 “과연 어느 타이밍에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되느냐에 대해서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 위원장은 이번 순방에 특별수행원으로 참석했다. 인도와의 경제협력에서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보다 긴밀히 논의하기 위해서다.
그는 인도 시장의 중요성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나라 △메트로폴리탄을 통한 경제성장 △스마트폰의 급속한 확산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공용언어로서의 영어 △3시간 반이라는 시간차 등을 강점으로 들었다.
장 위원장은 “최근 인도는 스마트폰과 4G, LTE가 비약적으로 퍼지며 사회 전체의 문화와 산업 지형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변화의 시기에는 기회가 오는 법으로, 우리 양국 젊은이들로부터 교류가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