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상생발전협의회가 5세대(5G) 이동통신 망 중립성 관련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주행차, 원격의료 등 '초민감 서비스'에 대해 트래픽 우선 전송이 망 중립성과 무관하다는 최종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인터넷 상생발전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상반기 논의에서 5G에서 '관리형 서비스' 필요성과 제공방식 등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망 중립성 원칙을 위반하지 않는다면 5G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통해 특정 네트워크 영역을 독자 서비스에 사용해도 된다는 기본 원칙을 확인했다.
다만 최선형(best-effort) 인터넷 속도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되고 관리형 서비스를 기업별로 차별해선 안 된다고 의견을 모았다.
관리형 서비스가 일반 이용자에게 피해를 주거나 기업 경쟁 제한 요소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통한 관리형 서비스가 허용되면 자율주행차 등 이통사 5G 서비스 불확실성이 제거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협의회는 제로레이팅을 허용하되 경쟁제한성을 점검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9월까지 협의회를 운영, 최종 보고서를 채택할 계획이다.
〈뉴스분석〉
옛 방송통신위원회는 2011년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최선형 인터넷(best-effort)'과 '관리형 서비스(managed service)'로 구분했다.
최선형 인터넷은 일반인터넷, 관리형 서비스는 프리미엄 인터넷이다. 대부분 최선형 인터넷으로, 관리형은 IPTV 등 극히 일부다.
트래픽 차별을 금지하는 망 중립성 원칙이 적용되는 영역은 최선형이며 관리형은 제외된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ISP)는 최선형 인터넷 품질을 저하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관리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현재 IPTV는 최선형 인터넷과 다른 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품질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원천 차단된다.
문제는 5G 서비스가 하나의 망에서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통해 가상 분할 제공된다는 점이다.
특정 슬라이스만 관리형 서비스를 적용, 특별 관리하는 게 망 중립성 위반인지 쟁점이다.
하나의 망 내에서 특정 트래픽을 우대하는 것으로 망 중립성 위반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 이 같은 불확실성으로 이동통신사업자는 자율주행차 등 5G 서비스 설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이드라인에서 관리형 서비스를 명확히 정의하지 않은 점도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5G를 염두에 두지 않고 4G 시대 초기 만든 규정이다.
5G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통해 특정 슬라이스에서 관리형 서비스를 제공하는게 망 중립성 위반이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5G 서비스 불확실성이 감소할 전망이다.
이 같은 공감대가 새로운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으로 명문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로레이팅 역시 허용을 기본으로 하되 사후규제를 통해 경쟁제한성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구체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통신사 관계자는 “5G 네트워크 슬라이싱에서 관리형 서비스를 하는게 망 중립성 규칙 위반인지 분명하지 않았다”면서 “모호한 부분이 명확해지면 관리형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