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OE와 차이나스타(CSOT)가 TV제조업체에 32인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인상을 요구했다. 그동안 LCD 공급량을 늘리며 가격하락을 주도해온 중국 LCD업체가 가격인상으로 돌아서면서 LCD 시장이 바닥을 찍고 반등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BOE와 차이나스타가 32인치 패널 가격 인상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패널 거래 가격이 계속 떨어져 생산가와 비슷한 수준대로 내려오면서 생산할수록 손실이 생기는 구조를 타개하기 위한 일환이다.
한국과 대만 패널 제조사는 이에 앞서 팹 가동률을 낮춰 생산량을 조정하는 등 가격 방어책을 써왔다. 계절 비수기까지 겹쳐 가격 반등 조짐이 보이지 않자 가동률을 낮추고 유지보수를 하거나 제품 생산 비중을 조정했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이노룩스, AUO는 65인치 LCD 생산량을 줄이고 모니터와 소형 TV 패널 생산량을 늘렸다. BOE와 차이나스타는 대형 패널 생산량을 늘리는 대신 32인치 패널 공급을 줄였다.
TV 수요가 점차 증가하면서 패널 가격 하락세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지만 큰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기대만큼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지 않자 패널업체가 좀 더 적극적으로 가격 방어에 나선 셈이다. 32인치 생산 비중이 큰 중국 패널업체가 먼저 가격 인상을 시도해 시장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BOE와 차이나스타는 TV업체에 32인치 패널 가격을 3~5달러 올려줄 것을 요구했다. 상반기에 재고 수위를 낮췄고 하반기 성수기를 앞두는 등 가격 인상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32인치 LCD는 가장 가파르게 가격이 떨어진 품목이다. 올해에만 30% 이상 하락했다. BOE는 세계에서 32인치 패널을 가장 많이 출하한다.
업계는 32인치 거래 가격이 인상되면 40~50인치 가격대 형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봤다. 32인치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수요가 더 큰 크기 제품군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40인치대 가격이 보합세를 유지하거나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성수기 효과까지 맞물리면 이후 50인치대 가격도 보합세를 유지할 가능성을 기대할 만하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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