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카카오 등 기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고민이 깊다. 10대 이용자 이탈을 막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 따르면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인수한 TBH를 폐업한다. 당초 겨냥했던 10대 이용률이 낮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90일 이내에 애플리케이션(앱)에 저장된 사용자 정보를 모두 삭제하기로 했다.
TBH는 미국 내 10대 청소년 사이에 인기를 끈 익명 채팅앱이다. 지난해 8월 출시한 이후 두 달 만에 500만명 이상이 내려 받았다.
페이스북은 개발자를 영입해 10대 입맛에 맞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미리 써놓은 칭찬 인사를 자동으로 발송하는 기능 등을 선보였지만 이용자는 늘지 않았다. 10대 중심이라 수익을 낼만한 사업구조를 찾기도 어려웠다.
페이스북 측은 “자원을 더 집중하기 위해 TBH를 비롯한 앱을 포기한다”면서 “이용자에게 더 좋은 소셜미디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일종의 시행착오”라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페이스북 10대 이용자 탈퇴가 늘어나는 추세다. TBH를 1억달러 넘게 투자해 인수한 것도 스냅챗으로 몰리는 10대 이용자를 되찾기 위해서였다.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페이스북 이용자 가운데 12~17세 연령층 수가 9.9% 감소했다. 10대 이용자 수가 줄어들기는 처음이다. 같은 기간 24세 이하 이용자 280만명이 페이스북을 떠났고 올해도 210만명이 감소할 것으로 이마케터는 예상했다. 물론 인스타그램이 젊은 층을 많이 흡수했지만 10대보다는 20~30대가 성장을 견인했다.
카카오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최근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가 발간한 'SNS 이용추이 및 이용행태 분석'에 따르면 지난 1년새 카카오스토리는 31.7%로 7.7%P 줄었다. 감소폭이 가장 컸다. 게다가 절반이 넘는 이용자가 50~60대로 10대 이용자 수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카카오톡 치즈'나 네이버 '스노우' 등 젊은 층을 공략할 수 있는 카메라 앱을 출시했지만 글로벌 서비스에는 못 미친다.
국가대표 메신저 카카오톡도 10대 이용자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와이즈앱 자료에 따르면 10대 이용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페이스북 메신저의 점유율은 오르고, 카카오톡은 하락했다.
페이스북 메신저 점유율은 지난해 10월 8.1%에서 지난 5월 9.9%로 1.8%p 증가한 반면, 카카오톡은 같은 기간 89.7%에서 2.7%p 하락했다. 다양한 캐릭터와 선물하기 등으로 구색을 갖췄지만 10대를 붙잡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페이스북이나 카카오 등 기존 SNS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서비스다보니 특정 계층만을 위한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북과 카카오 서비스 등 기존 SNS를 이용하는 부모 세대가 늘면서 10대 이용자들이 새로운 서비스로 몰리고 있다”면서 “기록을 남기기보다 인스턴트 게시물이나 메시지에 익숙한 10대 취향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