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취업자 수 증가폭이 정부 전망치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난'으로 기록됐다.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제조업 고용이 부진했고 작년부터 시작된 생산가능인구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작아 고용난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도 취업자 수 증가폭 전망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전년대비 취업자 수 증가폭(월평균)은 14만2000명으로, 정부의 올해 전망치인 32만명의 44% 수준에 그쳤다.
최근 5년 동안 연간 취업자 수 증가폭(2013년 38만6000명, 2014년 53만3000명, 2015년 33만7000명, 2016년 29만9000명, 2017년 31만7000명)을 고려하면 올해 상반기 수치는 크게 낮은 수준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달 “상반기 10만명대 후반 고용 증가를 예상한다”고 말했는데 여기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상반기 월평균 취업자 증가폭만으로는 정부 전망치와 갭(차이)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정부 전망치 달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기적 부분 등 어떤 변화가 생길지 예측할 수 없어 판단이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가 다음 주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취업자 수 증가폭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상반기 취업자 수 증가폭은 14만2000명이지만, 2분기만 떼어놓고 보면 10만1000명으로 더 떨어진다. 이는 2009년 4분기 2만5000명 감소 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6월 취업자 수는 2712만6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0만6000명 증가에 머물렀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5개월 연속 10만명 전후에 머물렀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 2월 10만4000명을 기록해 1년9개월 만에 10만명대로 떨어졌다. 4월까지 3개월 연속 10만명대를 기록하다 5월에는 10만명에도 못 미치는 7만2000명을 기록했다. 당시 김 부총리는 “충격적”이라고 표현했다.
최근 고용난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빈 과장은 “5개월 연속으로 10만명 수준을 보인 것은 2008년 9월부터 18개월 연속으로 10만명 수준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라며 “다만 인구 증가폭 둔화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당시와 지금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6월 취업이 부진했던 것은 제조업 취업자가 전년동월대비 12만6000명(-2.7%) 줄어든 영향이 크다. 이번 감소폭은 작년 1월(-17만명) 이후 1년5개월 만에 가장 컸다.
기획재정부는 “6월 제조업 취업자는 기업 구조조정, 자동차 판매부진 등 영향으로 감소폭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생산가능인구 감소폭 확대도 취업자 증가를 제약했다고 분석했다. 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1년 전과 비교해 4월 6.6%, 5월 7.8%, 6월 8.0% 각각 줄어 취업 가능한 인구 자체가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청년 일자리 주요과제 추진과 추경 집행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저소득층 소득·일자리 대책과 혁신성장 지원방안을 속도감 있게 마련·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