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이 타결되면서 문재인 정부 2기 개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는 청와대 참모진이 일북 교체된 상황이라 내각 개편에 관심이 쏠렸다. 이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싱가포르 순방 직후인 다음 주 초에 이뤄질 전망이다.
11일 청와대 및 정치권에 따르면 2기 내각 개편은 장관급 3~4명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이라는 게 중론이다. 최근 일부 장관의 무능·무책임을 지적하는 여야 목소리가 커지면서 중폭 이상 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미 윤곽은 나온 상황으로 국회 등 개각 시기를 보고 있다”며 “안팎으로 여러 평가로 서너명 교체하는 수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국무총리실에서 부처 및 장관별 평가가 이뤄진데다 청와대 역시 별도로 내각 평가 작업을 했다. 이를 종합 판단해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여권 관계자는 “평가가 저조한 장관에 대한 쇄신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언론에 교체대상으로 거론된 장관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과 정치인 출신의 장관 비율은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개각 시점은 10일 국회 원구성 협상이 가까스로 타결되면서 앞당겨질 전망이다. 원구성이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국회가 40여 일 만에 정상화되면서 운영 일정이 나왔다. 인사청문회를 열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 여야는 7월 임시국회를 13일에 개원해 26일까지 열기로 했다.
그간 청와대는 원구성이 되지 않은 것을 감안해 장관 후보 임명을 서두르지 않았다. 검증 정국이 길어질수록 불리하기 때문이다. 국회 상임위원장 선정 등 협상 속도를 감안할 때 이르면 문 대통령의 순방 직후인 다음 주 초나 늦어도 이달 말에는 개각을 단행할 전망이다.
현재 내각에서 빈자리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한 자리다. 이를 포함해 3~4명 장관이 교체 대상으로 떠올랐다. 여당에서도 공개 비판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해 대학입시제도 관련 불협화음을 보인 김상곤 부총리(교육부 장관), 김은경 환경부 장관, 박상기 법무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중폭 이상으로 개각이 이뤄질 경우에는 혁신성장과 관련된 경제부처가 포함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이 여러 상황을 고려하고,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대통령이 결심을 하거나 생각의 범위를 좁힌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