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2.9%로 하향 조정했다. 3%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당초 전망에서 0.1%포인트(P) 내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2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시그널은 이미 시장에서 감지됐다. 민간연구기관 중심으로 2%대 전망치는 불거진 상태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국내 일자리 부진이 이어지는 대내외 악재가 겹친 탓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 1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올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3.0%로 상향 조정한 뒤 4월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으나 이달 다시 낮춰 잡았다.
국내 경제 성장세가 수출 호조·소비 증가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고용 사정이 부진하고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판단에서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6일부터 340억달러 규모의 상대국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어 미국은 10일에도 대(對) 중국 수입의 절반에 달하는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 방침을 밝혔다. 중국도 반격을 예고했다.
이 총재도 대표적인 경제 불확실성 요인으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꼽았다. 불확실 요인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면밀히 살펴보면서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용지표도 악화일로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0만6000명 늘어나며 5개월째 20만명을 밑돌았다.
상반기 취업자 증가 폭은 14만2000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하반기(-2만7000명) 이후 최저였다.
한은 전망대로라면 한국경제의 2년 연속 3% 성장 가능성도 사실상 물건너 갔다.
한국은 지난해 3.1% 성장하며 3년 만에 3%대 성장률을 달성한 바 있다.
이날 통화 정책 방향 의결문에서 “국내 경제는 설비 및 건설 투자의 조정이 지속됐으나 소비와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지난 4월 전망경로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1.6%로 유지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