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섭 광운대학교 교수가 프라즈마 모자 작동 원리에 대해 설명하며 발모 촉진 효과가 검증됐다고 밝혔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807/1091040_20180713162542_181_0001.jpg)
세제가 필요 없는 세탁기, 무좀 없애주는 양말, 발모 촉진 모자,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하는 붕대….
플라즈마로 구현한 제품들이다. 조광섭 광운대학교 교수팀이 개발했다. 조만간 상용화에 나선다. 프로토타입(시제품)은 제작을 완료했다.
조 교수가 가장 공을 들인 야심작은 세탁기다. 물통 부위에 플라즈마 발생 장치를 설치했다. 플라즈마는 대기에 전기 에너지를 가해 전자를 빼고 남은 기체다. 멸균, 피부세포 재생, 유기물 분해 기능을 갖췄다. 이 같은 특성을 활용, 세재를 대체한다.
세탁력은 월등히 앞선다. 세제로는 잡기 어려운 양말 무좀균까지 없앤다. 섬유 속 찌든 때도 제거한다.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다는 것도 강점이다. 플라즈마 자체가 친환경 성분이다.
조 교수는 5년간 시행착오 끝에 개발을 마쳤다. 미니세탁기 형태로 선보인다. 국내 대기업에 먼저 공급할 목표다.
그는 “특정 조건에서 유기물 분해 작용을 멈추는 플라즈마 특성 탓에 애를 먹었다”며 “현재는 원인 분석 작업을 끝내고 신기술을 개발, 세탁기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멸균기도 주력 제품이다. '의료용 순수 플라즈마 멸균기'라고 이름 붙였다.
일선 병원에서는 의료 기구 재사용 시 멸균기를 쓴다. 외관은 전자레인지와 비슷하다. 의료 기기를 넣고 기기를 켜면 과산화수소수가 분출, 소독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조 교수는 과산화수소수를 플라즈마로 바꿨다. 난제를 풀어낸 성과다. 고농도 플라즈마는 한 번 생성되면 10시간이 지나서야 대기 속으로 사라진다. 고농도일 경우 인체에 해를 가할 수 있다. 그는 이 시간을 1~2분으로 단축, 사용 편의를 높였다.
병원에서는 소모품인 과산화수소수 구입비를 아낄 수 있다. 멸균 효과도 극대화한다.
조 교수는 플라즈마 기반 제품을 20여종 개발했다. 비누, 냉온수기, 물통, 가습기, 공기청정기, 미용기, 병뚜껑 등 다양하다. 사업화를 위해 프라뱅크라는 회사를 세운다. 최근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다.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역할에 나선다. 광운대 산학협력단이 보유한 플라즈마 관련 특허 35종을 스타트업에 내준다. 응용 제품을 개발, 팔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조 교수는 플라즈마 1세대 전문가다.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했다. 과학기술원에서 플라즈마 물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광운대학교에서 30년간 플라즈마 연구에 매달렸다. 반도체, 바이오 의료용 플라즈마 개발에 집중한 데 이어 개인 생활용품 분야로 연구 범위를 확장했다.
그는 “올해 국제 플라즈마 학회에서 제품군을 처음 공개했는데 큰 주목받았다”며 “기술 고도화 추진, 제품 완성도를 계속 높여나가겠다”고 전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