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인 이상 기업 52시간 근무가 시행됐다. 중소기업 고민은 한층 더 깊어졌다. 구인난 심화 때문이다.
한 모바일 개발사 대표는 “연봉이 매우 낮아 중소기업에 안 온다는 건 옛말”이라며 “투자금이 비교적 풍족한 중소기업만 살아남아 연봉이 많이 차이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기왕이면 대기업이라는 인식이 퍼져있다”고 말했다.
게임 업계는 복지제도와 연봉 차이가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복지카드와 업무시간, 부대시설 제공 등이 대표적이다.
게임 중소기업들은 복지제도를 보완하며 인력 붙잡기에 나섰다.
강지원 슈퍼애시드 대표는 “우리 규모에서 제공할 수 있는 최대한 복지 정책을 마련했다”면서 “복지는 직원이 바로 몸으로 느껴서 반응이 빨리 온다”고 말했다.
슈퍼애시드는 50명 규모 개발사다. 일정 금액 복지카드와 편의점 카드를 제공한다. 조기 퇴근제도를 도입하고 근무시간 활동을 자율에 맡겼다. 체력단련시설도 싼값에 이용할 수 있다. 슈퍼애시드는 내년 2분기 직원 100명을 바라볼 정도로 빠르게 인재를 흡수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강 대표는 “실력 있는 직원이 대기업에 가면 얼마 받을 수 있을지 확인한다”며 “최대한 근접 수준 연봉을 제공하고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와 복지로 인재를 보호, 영입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에 입사해도 그만두기 일쑤다. 산업부에 따르면 중소기업 기술인력 43.6%가 입사 후 1년 안에 그만뒀다.
그래서 복지 혜택을 주기 힘든 기업은 '창의'와 '만들고 싶은 게임'으로 구인 경쟁력을 키운다. 이들은 프로토타입을 적극 홍보한다.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을 모으기 위해서다.
대기업에서 나와 스타트업에 들어간 최원준 개발자는 “개발 목표가 비슷하기에 성취도와 만족도가 높다”며 “작은 조직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분위기와 토론이 복지”라고 답했다.
구직자들은 중소기업 근무환경이 좋아지면 업계 전체 경쟁력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
게임아카데미서 수련 중인 취업준비생은 “함께 크는 게 중소기업 매력”이라며 “매력과 합쳐 복지, 연봉이 개선되면 중소기업 입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자금난보다 구인난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정부 지원정책이 금융 지원에 집중돼 있다. 중소기업 인재 영입·육성을 위한 정책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재홍 숭실대 교수는 “단순 투자금 지원 정책을 넘어 중소기업 다양성을 지킬 수 있는 환경조성이 필요하다”며 “양극화가 심화한 상황에서 '청년내일채움공제'와 같은 중소기업취업지원 정책 개발에 정부가 보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