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소재·생산기술원(PRI)이 야심차게 추진한 인도 '디스플레이 플랜트' 수출이 사실상 중단됐다. 인도에 8세대 액정표시장치(LCD) 투자를 추진한 트윈스타 디스플레이가 당초 예상보다 사업 규모를 줄이고 다른 기업과 투자를 협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 PRI와 인도 트윈스타 디스플레이는 8세대 LCD 디스플레이 투자 협상을 사실상 중단했다. 인도 정부가 태양광 등 다른 분야에 자금을 지원하면서 디스플레이에 대한 지원 규모가 크게 줄자 트윈스타 디스플레이가 당초 사업 계획을 변경·축소했기 때문이다. LG PRI가 생산공장 설계부터 구체 장비 도입, 초기 생산 지원까지 모두 주도하는 디스플레이 플랜트 수출 모델을 제안했다. 그러나 트윈스타가 높은 비용을 문제 삼으면서 의견 조율도 쉽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도 정부가 태양광 등 다른 산업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트윈스타 디스플레이에 대한 정부 자금 지원이 당초 기대보다 줄었다”며 “LG PRI가 제시한 사업비도 큰 규모여서 비용을 줄이려는 트윈스타 측과 LG PRI 간 의견 조율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관심이 줄어든 인도 정부와 별개로 트윈스타 디스플레이는 계속 8세대 LCD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일본 디스플레이용 유리 제조사 아반스트레이트를 인수했다. LCD 투자에 참여하려는 여러 해외 장비기업과 계속 접촉하며 협상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트윈스타 모회사인 인도 베단타그룹은 100억달러(약 11조원)를 단계적으로 투자해 인도 중심부 나그푸르 지역에 8세대 아몰퍼스실리콘(a-Si) 기반 LCD 공장을 세울 계획이었다. 2017년 투자를 시작하고 2019년 4분기 양산을 시작해 인도의 32인치 TV 시장을 우선 공략하겠다는 목표였다. 이를 위해 2016년 2월 현지 주정부와 투자 협약도 맺었다.
트윈스타는 총사업비 40%를 정부 지원으로 충당하려 했으나 마땅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다른 산업에 대한 육성 의지가 커졌고 중국발 패널 공급과잉 때문에 후발주자로서 향후 산업 경쟁력을 어떻게 키울지에 대한 회의론도 불거지면서 자금 지원 규모가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알려졌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를 국빈 방문해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지만 디스플레이 플랜트 수출 건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이미 올해 초부터 양사 협력이 사실상 중단됐고 트윈스타가 다른 형태로 LCD에 투자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 파트너를 찾는다고 알려졌다.
다른 관계자는 “정식 사업 수주를 위해 현지에 파견된 LG PRI와 LG디스플레이 인력 대부분이 철수한 지 오래”라며 “인도가 과거 반도체 투자를 타진했다가 유야무야된 것처럼 이번 디스플레이 투자도 흐지부지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인도정부의 투자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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