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가 주 52시간 근무제에 맞춰 창의적인 근로환경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것에서 나아가 집중도를 향상시켜 업무 효율을 늘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달 27일 전 사원이 근무를 하지 않는 '놀금'을 처음 실시한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은 무조건 '쉬는 날'이다. 카카오게임즈 직원은 “사실상 목요일 퇴근 이후 여가를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미 올 1월부터 '워라발'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워라발은 '워크는 스마트하게, 라이프는 발랄하게' 줄임말이다. 업무와 여가시간 밸런스를 맞추는 '워라밸'에서 한 걸음 나아갔다.
워라발은 '유연 출퇴근제'가 기본이다. 1주 40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하되, 출퇴근 시간은 유연하게 설정한다. 이를 위해 사내 인트라넷에 직원 개인이 출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올 초 추가했다. 출근 시간은 오전 7시부터 10시 사이에서 30분 단위로 선택할 수 있다. 일일 근무시간은 최소 4시간에서 최대 10시간 사이에서 조정 가능하다.
일이 몰리는 게임업 특성을 고려해 신규게임 론칭과 테스트 등 집중근로가 불가피한 경우를 위해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운영한다. 근로시간 총 한도 내에서 한 주 근로시간은 늘리고, 다른 주 근로시간을 줄이는 제도다.
놀금을 시작한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점심시간도 1시간에서 1시간 30분으로 늘렸다. 직원들이 운동, 휴식 등 개인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회사는 기존에도 월요일 10시 반 출근, 금요일 5시 반 퇴근을 허용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운영, 개발 등 세부 직군별 업무 시간 조정이 필요한 부서는 부서장 판단에 따라 근무시간대 조정이나 보상 휴가를 활용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이번 달부터 '딥 워크 캠페인'을 시행한다. 이 회사는 7월 1일부터 월 총 일 근무시간을 4시간에서 10시간까지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선택적 근로시간제 '뉴퍼플타임제'를 도입했다.
딥워크캠페인은 뉴퍼플타임제를 돕는 취지다. 주어진 시간에 업무에 몰입하는 것이 골자다. 7월 8월 두 달간 효율적인 시간관리와 업무 프로세스, 그리고 삶에 대한 의미를 찾는 연속 강연을 마련했다.
판교 사옥 1층 도서관에 '딥 워크 팝업 라이브러리'를 마련했다. 업무 매뉴얼, 상식 등을 소개하는 책을 비치했다. 수첩과 마사지볼 등을 담은 딥 워크 패키지도 지급한다.
넥슨과 넷마블도 상반기부터 직원 개인이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유연 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문체부는 7월 중 게임업계에서 인력을 운영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콘텐츠 분야 노동시간 단축 기본 지침(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대형기업 중심으로 확산중인 유연근무제를 산업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취지다.
나종민 문체부 제1차관은 지난주 넷마블에서 열린 게임업계 간담회에서 “게임산업은 대표적인 창의 산업으로 '여유'가 필수적”이라면서 “게임업계 종사자의 적절한 노동시간은 기발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며 창의적인 인재를 불러 모으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