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무역전쟁으로 베트남 증시가 폭락하는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미중 양국에 모두 무역 의존도가 높은 베트남의 주식시장이 아시아의 첫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17일 전문가들의 견해를 담아 보도했다.
베트남 입장에서 중국은 최대 교역국이고, 미국은 막대한 흑자를 내는 최대 수출시장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확대되면 섬유와 가구 등 중국 수출품이 베트남을 비롯한 이웃 국가에 저가로 쏟아지고, 미국이 베트남에 대해서도 무역 장벽을 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투자자를 위축시킨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지난해 48%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베트남 주가지수는 올해 4월 1211.34로 고점을 찍은 후 무려 25%나 떨어진 905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유안타증권 베트남법인의 응우옌 테 민 연구소장은 “미중 무역전쟁이 확대되면 베트남 주가지수가 830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사이공증권의 한 중개인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베트남 시장에서 발을 빼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많은 고객이 주식을 내다 팔았다”고 싸늘한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호찌민 증권거래소에서 14억8천만 달러를 순매수한 외국인이 이번 달에는 7000만 달러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베트남은 올해 상반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8% 증가해 최근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수출 증가율도 두 자릿수를 나타내는 등 고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지금이 주식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없지 않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