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 배치 작업을 마무리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여야 중진 가운데 대표 '빅마우스' 의원들이 포진했다. 방송법 등 굵직한 현안 처리를 앞두고 격렬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아쉬움이 적지 않다. 현재 과기정통위 소속 의원 가운데 이공계 출신은 송희경(자유한국당)·신용현(바른미래당) 의원 두 명뿐이다. 과학기술·ICT 업계 상황을 잘 아는 이른바 '빠꼼이' 의원도 눈에 띄지만 이공계에서 경력을 쌓은 의원은 드물다.
올해 과기정통위에는 어느 때보다 과기 분야 현안이 산적했다. 정부가 국가 연구개발(R&D)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 R&D 예산과 관련해서는 기초연구비 인상안이 국회에 상정된다. 모두 과기계 숙원이다. 지난해를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지난해 과기정통부는 기초연구비 예산을 2500억원 증액했지만 기획재정부, 국회 논의 과정에서 3분의 1에 이르는 800억원이 삭감됐다. 과기계는 “다른 예산을 조정해서라도 사수했어야 하는 예산”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공계·연구 분야 출신 의원이 여럿 있었다면, 평소 업계와 소통이 잦은 누군가가 있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거라며 아쉬워했다.
과기정통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통신, 방송 관련 현안 논의에선 열기를 뿜어 대지만 과기 이슈에는 정쟁으로 비화하지 않는 한 조용히 넘어가는 경우가 다반사다. 의원들의 관심도와 무관하지 않다. 과기 관련 법안은 뒷전으로 밀린다.
국회 상임위를 분야별 전문가로만 채울 수는 없다. 비례대표로 전문성을 강화해도 인력은 충분하지 않다. 상임위 소속 의원 스스로 관련 분야 전문성 확보에 노력해야 한다. 업계 현안을 찾고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정부가 과기 혁신을 추진하는 지금 어느 때보다 국회의 화끈한 지원이 요구된다. 동시에 합리화된 견제도 필요하다. 상임위 이름 앞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단어가 무엇인지 잊지 않았으면 한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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