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날이 멀지 않았다. 조만간 국내에서 개발한 위성 핵심 기술 실용화 여부를 점검한다. 이를 위한 '차세대 소형 위성 1호'를 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9월 말에 발사한다.
차세대 소형 위성 1호는 위성 운용에 반드시 필요한 7개 핵심 기술을 검증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위성 자세 제어에 필요한 '반작용 휠'과 '광학형 자이로', 지상에서 보내는 각종 명령과 연산을 수행하는 표준형 탑재 컴퓨터, 탑재체와 위성이 수집하는 자료를 저장하는 3차원 적층형 메모리 기술 등이다.
이들 기술은 이번 검증에서 실용성이 입증되면 앞으로 개발하는 위성에 그대로 적용된다. '순수 우리 기술로 인공위성을 만든다'는 목표에 한 발 더 다가가는 셈이다. 국산 인공위성 개발은 인공위성연구소가 지난 29년 동안 추구해 온 꿈이자 숙제다.
연구소는 전신인 인공위성연구센터 시절에 이미 첫 번째 우리 국적 인공위성을 개발했다. 바로 1992년에 발사한 '우리별 1호'다. 우리별 1호는 우리나라를 세계에서 22번째 인공위성 보유국이 되게 했다. 그러나 우리별 1호의 국산화 비율은 1%도 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돈 주고 사 온 것이나 다름없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우리 별'이 아니라 '남의 별'이라는 비아냥거림도 들어야 했다.
반면에 이번 차세대 소형 위성 1호는 주요 핵심 기술이 모두 국내 기술이다. 연구진은 물론 바라보는 이들의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지난 18일 발사 준비 보고에 나선 권세진 연구소장은 최순달 전 체신부 장관을 추억하며 “감개무량하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차세대 소형 위성 1호와 이번 검증만으로 완전한 인공위성 국산화를 이룰 수는 없다. 그러나 전에 없던 거대한 진보다. 해묵은 꿈이 곧 현실화되길 기원한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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