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에서 '망 무임승차' 논란을 유발한 글로벌 CP는 구글이다. 트래픽이 증가하자 '캐시서버'를 통신사에 무상 설치하는 전략을 구사한 게 시초다.
구글은 초기 콘텐츠 전송에 콘텐츠전송사업자(CDN) 망을 이용했다. 일종의 '택배 대행사'를 활용한 셈이다. 콘텐츠량이 많지 않을 때 CDN만으로 충분했다. 하지만 콘텐츠량이 증가하자 '직접 배송'을 시도했다.
구글은 2006년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를 인수하면서 콘텐츠 전송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성을 느꼈다. CDN을 통해 동영상 트래픽을 처리하면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구글은 △자가망 구축 △캐시서버 제공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13개 지역에 자체 데이터 센터를 건설해 유튜브 트래픽을 세계로 전달했다. 해저케이블도 직접 구축했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자 2008년부터 '구글 글로벌 캐시(GGC)' 정책을 통해 국가별 통신사(ISP)에 캐시서버를 구축하기 시작한다.
ISP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서버를 무상 또는 저렴한 가격에 설치하고 운영을 총괄했다. 국내 통신3사도 2012년 구글 캐시서버를 들여왔다. 자주 사용하는 콘텐츠를 미리 가져다두기 때문에 전송 품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때 계약이 두고두고 ISP 발목을 잡고 있다. 통신사에 따르면 당시 지금처럼 유튜브 트래픽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유튜브 트래픽이 망 안정성을 위협할 정도가 된 만큼 이제라도 망 이용대가를 납부하는 새로운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