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가전업계, "정부 주도 IoT 빅데이터 플랫폼 지원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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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 가전기업의 사물인터넷(IoT)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공동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IoT 가전에서 수집한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플랫폼을 만들자는 것이다. 중국 등 경쟁국이 이미 정부 주도로 IoT 산업 지원에 나서고 있어 우리도 서둘러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중견 가전 업계를 중심으로 IoT 가전 활성화를 위한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가 중소·중견가전 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기업 중 67%가 중소기업 공동 활용 빅데이터 플랫폼에 참여 의사를 나타냈다. 최근 실시한 중소 가전업계 간담회에서도 빅데이터 활용 플랫폼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IoT 가전이 증가하면서 생산되는 각종 데이터가 늘어나는데 이를 저장·분석·활용하기 위한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 외에는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과 활용인력을 갖춘 가전업체가 없다. 때문에 국내 중소가전 업체들이 개발한 IoT 가전은 단순 모니터링 또는 원격제어를 제공하는 수준에 그친다.

국내와 달리 중국 등 해외에서는 IoT 가전으로 수집한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다. 특히 중국은 정부 주도로 하이얼과 메이디 등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중견기업과 스타트업까지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중국 정부는 IoT 가전 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규제해소, 기술 및 전문가 지원도 하고 있다.

업계는 우리나라도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IoT 가전 빅데이터 센터(가칭)'를 설립해 운영함으로써 △빅데이터 저장공간 △분석플랫폼 △국내외 규제대응 △빅데이터 분석 인력양성 지원 등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동 플랫폼이 마련되면 데이터 공유를 통해 이종 기업간 융합 서비스 발굴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KEA 관계자는 “IoT 가전을 통해 수집한 사용자경험(UX) 데이터가 빅데이터가 되고, 이를 분석해서 소비자에게 가장 적합한 서비스로 피드백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국내 대부분 중소·중견기업은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IoT 가전을 통해 자국민 생활수준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자국 기업 글로벌 경쟁력 기반을 마련해 줬다고 평가 받는다”면서 “가전의 IoT가 급진전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라도 국내 가전기업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