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성명서에 담긴 3줄짜리 암호화폐 성명...산업계 당혹·실망

홈페이지에 개제된 G20공동성명서
홈페이지에 개제된 G20공동성명서

당초 암호화폐 세부 규제 가이드라인이 담길 것으로 예상됐던 G20 공동성명서에 단 세줄로 정리된 암호화폐 입장만이 담겼다. 유관 산업계는 당혹감을 나타냈다.

G20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후 발표한 공동성명서를 통해 암호자산(Crypto-Assets)이 공식통화(sovereign currencies)로선 부족하며 자금세탁과 탈세 등의 부작용이 따른다고 밝혔다. 그냥 각국별로 잘 관리하라는 추상적 표현만 담았다.

다만 “암호자산을 비롯한 기술 혁신은 금융시스템과 전반적인 경제에 상당한 이점을 줄 수 있다”고 부연했다.

G20은 성명에서 “암호자산은 소비자 및 투자자 보호, 시장 통합, 탈세, 자금 세탁, 테러자금 조달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지금 시점에서 암호자산이 전세계 금융 안정성의 위험을 초래하는 건 아니다”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매우 경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암호자산 규제를 위해 금융안정위원회(FSB) 및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노력도 촉구했다. 오는 10월에 FATF 표준이 암호화폐 기준에 어떻게 적용되는 지 명확히 할 것을 요청했다.

이 같은 G20성명이 나오자 블록체인 업계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지난 3월 경 G20은 암호화폐를 암호자산으로 표기, 사실상 자산으로 분류했다. 그 후속 작업으로 7월까지 각국이 별도 자산 규정안을 만들어 공동성명서에 내용을 포함시키는 방안이 논의된 바 있다.

G20은 자금세탁과 테러 자금 조달에 대항하기 위해 설립된 재무대책특별위원회(FATA) 기준을 암호자산에 적용하는 세부안도 협의했다. 하지만 결국 애매모호한 암호화폐 관련 어중간한 입장만 발표한 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이번 성명서에서 빠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G20에서 논의된 암호화폐 입장은 그간 논의에서 진전된 내용을 언급한 정도”라며 “앞으로 각국이 잘 관리하라는 이상의 의미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