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로 중소벤처기업부가 출범 1년을 맞는다. 홍종학 장관은 중기부 출범 1주년을 맞아 “관계 부처와 협업해 64개 정책 904개 세부 과제를 추진했다”고 23일 밝혔다. 일자리·소득주도 성장 분야 15개, 혁신 성장 40개, 공정경제 8개 등 역대 정부와 다른 방식으로 중소·벤처·소상공인을 강력하게 뒷받침했다고 강조했다. 1년 동안 904개 정책을 추진했다니 내세울 만하다. 적지 않은 숫자다. 임명 초기 장관 공백 4개월을 감안하면 사실상 8개월 만에 이룩한 성과다. 정책 과제 수만 따지면 어느 부처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느끼는 중기부 위상은 기대 이하다. 주 고객이라 할 수 있는 소상공인, 중소기업, 벤처업계에서도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청에서 부로 승격한 데다 문재인 정부의 아이콘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정작 현장 반응은 냉랭하다.
무엇보다 최저임금 사태는 무기력 자체였다. 홍 장관이 수차례 현장을 방문해서 기껏 나온 대안이 국무회의와 국회에서 중소기업인 애로 사항을 전달하겠다는 정도였다. 이후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부처지만 이렇다 할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
중소기업 경영 환경도 더 나빠졌다. 중소기업 임금은 증가했지만 오히려 대기업과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대기업 임금 수준이 100이라면 중소기업은 지난해 1분기 59에서 올해 1분기 53으로 떨어졌다. 제조업 구조 조정으로 중소기업 취업자 증가폭 역시 지난해 3월 43만명에서 올해 3월 11만명으로 줄었다. 체감 경기지수 역시 하락했다. 상대성 빈곤감도 커졌다.
중기부는 다른 부처보다 성과를 보여야 한다. 굵직한 현안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는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성과는 벤처와 중소기업에서 피부로 느껴야 한다. 홍 장관은 “중기부는 문재인 정부 핵심 부처”라면서 “경제 중심에 중소기업을 두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홍 장관은 이를 체감할 수 있는 중기부로 만들어야 한다. 말보다 행동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