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란은행(BOE)이 영국중앙은행의 새로운 결제 시스템은 분산원장 기술을 사용하는 핀테크 기업들과 호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란은행은 2020년까지 영국의 은행과 증권 거래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을 개선해 사이버 공격에 대한 방어를 강화하고, 더 많은 중소기업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실시간 총액결제시스템(RTGS)은 영국의 연간 경제 생산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5000억파운드(약 742조5000억원) 거래를 처리한다.
영란은행은 올해 3월 암호화폐 거래를 처리하는 블록체인 기업들과 협력을 지원하고, RTGS 개편에 필요한 사항을 점검하기 위해 여러 회사와 POC(개념검증)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핀테크 기업 등 중소기업은 대형은행을 통하지 않고 직접 자금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이날 영란은행은 “모든 참가자가 개선된 RTGS 서비스를 이용해 중앙은행 자금으로 결제할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앙은행 자금에 대한 최적의 접근을 위한 많은 권고사항도 접수했다”고 전했다.
영란은행은 결제시스템 혁신을 위해 핀테크 기업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은 차세대 결제시스템 및 블록체인과 같은 금융혁신의 선도적 중심지로 남아있길 바라고 있다. 반면 베를린과 파리 등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는 내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단일시장으로 남는 영국을 떠나려는 핀테크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RTGS는 지난 2014년 10월에 장시간 중단 사태를 겪은 바 있다. 영란은행이 앞장서서 노후화된 은행 결제 시스템에 블록체인 등을 적용하려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소규모 기업에게 기존 대형 시중은행을 통하는 것보다 직접 영란은행 시스템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경쟁과 혁신에 더 낫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