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 중 조향 장치에 이상이 생겨도 정상적인 운행을 보장하는 '듀얼 제어'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센서 기술부터 조향과 제동 등 제어 영역까지 자율주행에 필요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현대모비스(대표 임영득)는 자율주행 상황에서 두 개의 전자 회로를 활용한 '듀얼 제어' 방식으로 항상 정상적인 조향 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전동식 조향 장치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기술은 이런 갑작스런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듀얼시스템이 스스로 고장 여부를 판단해 핸들을 제어한다. 현대모비스는 어떤 상황에도 정상 조향이 가능하도록 장치에 들어가는 센서, ECU, 모터 등 핵심 전자 부품을 모두 이중으로 설계했다. 하나의 조향 장치 안에 두 개의 독립된 전자 회로를 적용해 하나가 고장 나더라도 나머지 회로가 정상 작동해 안정적인 주행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일반 차량에서는 조향 장치에 이상이 생기면 운전자는 속도를 줄이고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는 긴급조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자율주행 모드에서는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지 않기 때문에 조향 장치에 이상이 생기면 운전자가 즉시 개입하기 힘들어 사고의 위험이 커진다.
현대모비스는 이런 상황에서도 정상적인 조향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두 개의 독립된 전자 회로를 개발했다. 서로를 감시하는 듀얼 시스템으로 안전성을 확보한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전동식 조향 장치에서 사람의 두뇌 역할을 하는 전자제어장치(ECU)를 절반 크기로 줄였다. 듀얼 시스템으로 고속 통신 등을 통해 상대방을 감시하고 정상 작동 여부를 판단하는 소프트웨어(SW) 기술은 문제가 확인되면 1번 시스템을 끄고 2번 시스템을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차량을 제어한다. 이를 통해 차량은 유사시 어떤 상황에서도 정상적인 조향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실도로 테스트 등 신뢰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고속도로나 도심, 주차 상황 등 일반적인 주행 환경에 대응한 검증 작업을 마친 뒤 오는 2020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세일 현대모비스 샤시/의장연구소장(전무)은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다양한 시스템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역량을 갖춘 만큼 향후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승객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자율주행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인 레이더(Radar), 카메라, 라이다(Lidar) 등 모든 센서를 오는 2020년까지 독자 개발한다는 기술 로드맵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독일 전문 업체 두 곳과 제휴해 차량 주변 360도를 감지하는 고성능, 보급형 레이더 개발을 진행 중이며 국내외 스타트업 등과 협력해 인공지능 기술인 딥러닝(Deep Learning)을 활용한 카메라 개발에도 나섰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