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플랜트는 기계와 기계가 대화하며 의약품을 생산하는 곳입니다.”
주문기 한미약품 부사장(팔탄공단 공장장)은 “스마트 플랜트는 한미 제제기술이 집약된 곳”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 대표 품목 '아모잘탄' '로수젯' 등 의약품을 전문으로 생산한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팔탄공단 부지에 연면적 3만6492㎡, 지하 1층~지상 8층 규모로 스마트 플랜트를 완성했다. 한미약품은 2009년 전자태그(RFID) 기반 시스템 혁신을 시작했다. RFID로 재고현황과 적정 생산량, 처방 현장에서 의약품 사용 패턴 등을 확보했다. 빅데이터로 스마트 플랜트를 운용한다. 생산시설 곳곳에 ICT를 접목해 의약품을 빠른 시간에 대량 생산한다. ICT 자동화 설비로 생산효율을 기존 공장 대비 최대 2배 높였다. 스마트 플랜트는 기획·생산·설계·판매·유통 등 전 의약품 생산 과정에 ICT를 접목했다.
RFID는 수량 정도만 파악하는 2D 바코드 기반 물류 시스템과 다르다. 의약품 이력관리부터 유효기간까지 관리한다. 주문기 부사장은 “스마트 플랜트와 RFID 기반 빅데이터 결합은 제약 플랜트 혁신을 주도할 롤 모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RFID 의약품 생산·물류관리 통합 시스템은 의약품 제조, 유통 정보를 통합 수집한다. 유통 과정의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서비스다.
한미약품은 의약품 전 생산공정에 제조제어시스템(MCS)과 제조실행시스템(MES)을 도입했다. 모든 설비와 기계에 부착된 센서는 압력, 속도, 온도, 습도를 수집한다. 한 정제당 중량과 경도 데이터도 모인다. 이런 데이터가 MCS와 MES로 전달된다.
주 부사장은 “데이터를 분석해 의약품 불량률을 낮추고 생산조건을 최적화해 품질, 생산성을 향상한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스마트 플랜트 완성으로 글로벌 위수탁 개발·생산(CDMO) 사업을 본격화한다.
CDMO는 단순히 주문을 받아 생산을 대행하는 CMO와는 다르다. 글로벌 제약회사 등 발주기업이 요구하는 의약품 기획, 연구, 개발, 상용화에 따른 대량생산 등 전 과정을 수행한다. 한미약품은 공장 설계에서부터 완공까지 글로벌 기준을 맞췄다.
주 부사장은 “단순히 사람 노동력을 대체하는 공장 자동화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기기에 축적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생산 최적화와 지능화를 구현했다”면서 “의약품 생산 경쟁력을 한 단계 높였다”고 강조했다. 팔탄공단에서 생산된 아모잘탄, 로벨리토, 로수젯 같은 복합신약들이 MSD, 사노피 등 제약기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판매된다.
팔탄공단은 '제제연구'와 '생산'을 하나의 단위로 묶어 제제기술이 생산에 곧바로 적용되는 원스톱 시스템이다. 팔탄공단을 공장이 아닌 '공단'으로 부르는 이유다. 팔탄공단에 소속된 576명의 인력 중 제제연구센터에 59명이, 품질부문에 147명이다. 생산부문에는 252명, 공장관리 부문에 118명이 일한다.
주문기 부사장은 “스마트 플랜트는 제약업계의 생산 패러다임을 바꾸고, 4차 산업혁명을 제약산업이 주도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글로벌 CDMO 사업에서도 구체적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