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농협금융그룹 회장 "디지털·글로벌 사업 대대적 확충"...70년 농협밑그림 공개

26일 서대문 농협은행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광수 농협금융그룹 회장이 사업 비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6일 서대문 농협은행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광수 농협금융그룹 회장이 사업 비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취임 100일을 맞은 김광수 농협금융그룹 회장이 최우선 경영 과제로 '디지털'과 '글로벌'을 꼽았다. 신성장동력 확충을 통해 출범 7년을 맞이한 농협금융이 70년의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26일 김광수 농협금융그룹 회장은 취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영 방향과 주요 추진 사업에 대해 발표했다.

김 회장은 “디지털은 이제 금융지주의 생사가 걸린 중요한 아젠다로 부상했다”며 “오픈 API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24시간 잠들지 않는 은행 구축을 목표로 조직 강화는 물론 IT와 핀테크를 접목한 에자일 조직 확충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근 농협금융은 통합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모든 직원이 데이터에 기반한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 쇄산 작업에 돌입했다. 전문가 육성을 위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양성과 계열사 인증을 하나로 통합하는 '농협 금융 통합인증'을 하반기 선보일 계획이다.

김 회장은 “디지털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이용 편의성”이라며 “하반기 하나의 앱 인증으로 전 계열사 인증이 가능한 통합 인증체계를 구축하고, 24시간 금융상품을 사고파는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재동에 위치한 IT센터에 디지털 부문 인력과 보안 등 전산 IT인력을 집적화해 'IT+핀테크' 에자일 조직을 가동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사업 확충도 최우선 경영과제로 꼽았다.

해외 우량 파트너사와 연계한 사업제휴와 합작법인 추진도 보다 공격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김 회장은 “중국 공소그룹, 미얀마 HTOO그룹, 베트남 아그리뱅크 등과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며 “다른 금융사가 국내 업무를 가져다 해외에 이식하는 것과 달리 농협은 지주 중심의 그룹형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가별 진출 여건을 고려해 은행과 보험, 증권, 캐피탈 등이 동반 진출하는 사업모델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범농협 특수성을 활용해 협동조합형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범농협 자금력과 증권 IB역량을 결합해 그룹 대체 전용펀드 중심으로 인수금융, 부동산 사업 등 차별화한 사업을 펼칠 것”이라며 “최근에는 농협금융 연계 글로벌 특화사업을 위해 농기계 프로젝트 테스크포스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날 농협금융은 상반기 실적도 발표했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8295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5127억원)보다 61.8% 증가한 규모로 농협금융 출범 이후 최대다.

2분기 순이익은 4394억원으로 사상 처음 분기 기준 4000억원을 넘어섰다. 전분기(3901억원)보다 12.6% 증가했다. 사상최대 이익은 부실채권 충당금 적립규모는 큰 폭으로 감소한 반면 수수료이익 등 영업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김광수 회장은 “상반기 실적을 통해 농협금융의 안정적 수익 창출 기반이 마련됐다”며 “앞으로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경영체질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