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양자암호통신 국제표준 제정 작업에 힘을 합쳤다. 국내 양자산업 육성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KT와 LG유플러스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제13 연구그룹(SG 13) 표준화회의에 양자암호통신 국제표준안을 제안했다고 29일 밝혔다.
국제표준 초안을 제안한 것으로, 향후 초안을 토대로 각국이 참여한 표준화 작업을 진행한다. 작업을 조율하는 간사로 KT 김형수 박사가 선임됐다.
초안에는 △양자암호통신을 위한 네트워크 구조 및 기능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전송장비간 인터페이스 △서비스 절차 기술이 포함됐다.
SK텔레콤은 양사가 제출한 초안 수정에 참여, 표준화 작업에 기여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국제표준이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초안을 뼈대로 작업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8월 ITU 제17 연구그룹(SG 17)에 양자암호통신 표준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SG 17은 통신 보안 표준을 전담하는 그룹이며, KT와 LG유플러스가 참여한 SG 13은 5G 등 차세대 통신 표준 개발을 주관한다.
ITU 내 양대 그룹에 모두 양자암호통신 표준안을 제안하게 되면 최종 국제표준에 국내 업체 의견이 다수 반영될 가능성이 커진다.
표준화 작업이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이뤄진다는 점에서, 이동통신3사 모두 상용화를 목표로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개발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그동안 양자통신 참여에 미온적이던 LG유플러스는 국제표준 작업에 정식 멤버로 활약하면서 양자암호통신 사업 참여를 공식화했다.
이 회사는 올해 초 네트워크부문 네트워크개발담당 소속 5G 전송팀에 양자암호통신 업무를 부여했다. 사내에서도 사업 내용이 공유되지 않을 정도로 보안에 신경쓴 것으로 전해졌다.
LG유플러스 측은 “6월 스페인 텔레포니카와 양자암호통신 망연동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KT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비롯해 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텔레필드, EYL, 유엠로직스 등과 협력하고 있다.
2011년부터 연구를 진행한 SK텔레콤은 연초 스위스 IDQ를 인수하고 최근 독일 도이체텔레콤 시험망 적용, 미국 퀀텀익스체인지 100억원 규모 납품 등 성과를 내고 있다.
국회 양자특별법도 힘을 받을 전망이다. 이은권 의원 등이 양자산업 육성을 위해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특정 대기업 지원'이라는 반대 논리도 만만치 않았다.
이통3사가 모두 양자암호통신 사업에 적극 참여하면서 불필요한 논란이 사라지게 됐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