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을 암호화폐공개(ICO)가 뛰어넘는 시대가 옵니다. 이미 그런 징후는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한국은 ICO를 사실상 금지했습니다. 금지 근거도 없습니다. 그냥 정부가 머리 아픈게 싫어서 규제만 강화합니다. 국부 유출입니다.”
신근영 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장은 암호화폐 산업 정부 규제를 '행정 편의주의 발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법에도 없는 규제를 현장 지도 형태로 정부가 추진하다 보니 현장에서 말도 안되는 사태가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신 협회장은 “블록체인 기업 대상으로 은행 계좌개설을 막거나 해외 송금을 금지 시키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심지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상당한 불이익을 주고, 금융당국을 비롯 검찰에 이르기까지 자금세탁 방지 관련 요청을 해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확한 법에 근거한 규제가 마련돼야 하지만, 기업 불이익만 주는 어정쩡한 제한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는 “블록체인 산업은 한 나라가 규제를 낸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국제 공조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오히려 정부는 민간과 소통하는 채널을 만들어야 하지만 모든걸 포지티브로 가다보니 정부와 민간 소통 창구가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일부 공무원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재량권을 남용, 민간 사업자를 괴롭히는 일도 있다”며 “최근 일부 기업이 법인 계좌 개설 불가 통보를 받은 게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일부 기업은 계좌개설 등을 하기 위해 정관을 교묘히 바꾸는 상황까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기반 사업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시각을 정부에서 거둬야한다고 주장했다.
블록체인 산업에 대해 그는 인구 5000만명 남짓한 한국이 세계를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월드와이드 산업'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기회를 정부와 민간이 함께 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신 협회장은 “블록체인 산업에는 금융만 있는게 아닌만큼 부처간 통로를 민간과 함께 만들어야 한다”며 “난립하는 협회 문제도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의 향후 역할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신 협회장은 “국내 강소기업이 ICO에 필요한 실질 지원방안을 마련해 도울 것”이라며 “블록체인스타트업에 개발 자금을 모아주는 역할 뿐 아니라 ICO를 준비할때 필요한 모든 부분을 협회에서 돕겠다”고 말했다.
10월에는 세계적 메인넷 회사를 초청해 한국 기업과 다양한 논의를 할 수 있는 네트워크 장도 마련한다.
신 협회장은 “블록체인 산업의 큰 생태계를 정부와 민간이 함께 그려야 할 때”라며 “한국에 글로벌 암호화폐 자금이 유입되도록 행정 편의적 규제부터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