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지자체 4차산업혁명 준비 현황

[이슈분석] 지자체 4차산업혁명 준비 현황

민선 7기를 맞은 광역지방자치단체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 개편과 신산업 육성 프로젝트 등 밑그림 그리기에 한창이다. 그동안 하위 조직인 팀이나 계 단위에서 추진하던 사업을 과 단위로 확대하거나 아예 전담 부서를 신설하기도 한다.

지자체장이 임기를 새로 시작하면서 지지부진하던 4차 산업혁명 대응 사업이 추진 동력을 얻은 덕분이다. 지자체에서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신산업 육성의 중요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강조돼 왔지만 그동안에는 전임 지자체장 임기가 만료되는 시점이라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웠다.

재임에 성공한 지자체장이 있는 지자체는 그동안 준비해 온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또 새로운 단체장을 맞은 지자체는 방향과 과정을 재정리하는 형태로 새로 준비하는 모양새다.

부산시와 광주시가 먼저 움직였다. 부산시는 최근 경제부시장 직속으로 국 단위 조직인 미래산업국을 신설했고, 광주시는 미래산업정책과와 스마트시티과를 만들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을 타 지자체보다 한발 앞서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어 강원도가 4차산업추진단을 구성했고, 제주도는 미래전략국 신설을 포함한 조직개편안을 마련, 도의회에 제출했다.

광역지자체 가운데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경기도와 서울시는 내년 초에나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4차 산업혁명 관련 핵심 기술을 보유한 주요 기업이 대부분 이들 수도권 지역에 몰려 있어 다소 느긋한 입장이다.

인천시는 10월께로 조직개편 시기를 잡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조직이나 규모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4차 산업혁명 관련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인력도 대폭 충원한다는 방향에서 대동소이하다. 대전시와 충남·북은 연말까지, 대구시와 경북은 내년 1월 4차 산업혁명 총괄부서와 전담기관을 꾸릴 예정이다.

지자체가 추진하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 사업과 프로젝트도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시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빅데이터 △바이오·헬스 △문화 콘텐츠 △핀테크 △스마트인프라 등 6대 스마트 전략산업에 집중한다. 글로벌테스트베드와 창업벤처 단지를 조성하고 자치구별 캠퍼스타운 25곳에는 민간투자와 국내외 대기업 R&D센터도 유치할 예정이다.

전통 도심제조업종을 대상으로 20곳에 스마트팩토리를 건설, 1000개 입주기업에 공정 자동화와 협업체계를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경기도는 판교테크노밸리를 비롯한 5대 거점 혁신클러스터를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로 연결하는 콘텐츠밸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인천시는 로봇, 자동차, 스마트공장, 바이오 산업과 연결시키는 4차 산업혁명 인프라를 조성해 바이오, 항공, 로봇, 자동차 등 지역산업과 연계하는 방향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할 방침이다.

대구시는 스마트시티, 미래형자동차 플랫폼 구축, 5G기반 자율주행서비스, 의료융합콘텐츠산업육성사업, 스마트워터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 포스텍 인터블록체인연구센터는 오는 2021년까지 29억원을 투입해 블록체인 플랫폼 기술개발 및 인재양성사업을 진행한다.

경북은 최근 포스텍과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 애로기술 해결 및 인력양성에 협력하기로 했다. 스마트시티, 미래자동차, 블록체인, 인공지능 등 4차 산업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부산시는 센텀 2지구 첨단ICT 허브밸리 조성, 블록체인 기술 및 산업을 육성하는 '부산 크립토 밸리 조성'에 집중 투자한다. 산업부 2022년 수소차 산업생태계 조성 계획과 연계해 수소 전기차 기술 및 산업 분야에서 성과를 창출할 계획이다. 울산시는 주력산업인 자동차와 조선, 화학 산업에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을 접목해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대전시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 라온바이오융합의학원, 스마트시티, 융·복합소재 플랫폼 구축, 유전자의학연구센터 등 실현 가능한 18개 사업 목록을 선정했다.

광주시는 2027년까지 1조원을 투입해 첨단산업단지 66만㎡ 부지에 인공지능(AI) 중심 창업단지를 조성하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수소·전기차 핵심부품인 전장부품산업과 스마트 그리드 확산 등에도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전남은 오는 2023년까지 스마트팜 과학영농단지 400곳을 조성할 방침이다. 4차 산업혁명 분과위원회와 총괄위원회에서 마련한 '전라남도 4차 산업혁명 추진계획'을 토대로 세부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전북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농생명 스마트 생산유통 거점구축과 암호화폐 '전북코인' 발행,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관광 플랫폼 개발 등을 추진한다.

강원도는 데이터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춘천시 동면 부지 99만㎡에 3561억원을 투입해 소양강댐 물을 이용, 데이터 센터 전력 수요를 낮추는 친환경 데이터센터 집적단지와 스마트첨단농업단지, 물기업 특화산업단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데이터 기반 기술 기업도 유치한다.

제주도는 카본프리아일랜드(탄소 없는 섬) 정책을 이어가고 블록체인 기업 유치 및 활동 보장을 통해 블로체인 기업의 거짐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연구개발(R&D) 과제나 실증, 인프라 구축 공모사업 유치도 이들 광역지자체가 추진하는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다. 스마트시티 실증도시 사업 유치를 놓친 지자체들은 올 하반기나 내년에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을 주시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사업과 국토교통부 드론전용 비행시험장 건립 공모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아직은 4차 산업혁명 관련 프로젝트 대부분을 중앙 정부의 예산으로 추진하는 경우가 많아 공모 사업 수주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면서 “정부 사업을 매칭해 지역 ICT 기술과 산업이 특화산업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육성한다는 것이 지자체의 기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표-지자체 4차 산업혁명 대응 사례>

[이슈분석] 지자체 4차산업혁명 준비 현황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