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前 위원장·부위원장 구속에 '침통'…쇄신안 마련 작업 착수

공정위, 前 위원장·부위원장 구속에 '침통'…쇄신안 마련 작업 착수

공정거래위원회 전직 위원장, 부위원장이 퇴직자 불법 재취업을 도운 혐의로 구속되면서 공정위가 혼란에 빠졌다. 쇄신안 마련 작업에 착수한 공정위가 어떤 대안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31일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 30일 정재찬 전 위원장, 김학현 전 부위원장이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되면서 내부 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30일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정 전 위원장, 김 전 부위원장의 업무방해 등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심리한 후 “범죄혐의가 소명됐고,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함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신영선 전 사무처장에 대해서는 “피의사실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고, 현재까지 수사경과와 수집돼 있는 증거 내용과 피의자 주거, 직업 등에 비춰 구속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공정위는 전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동시 구속된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전 부위원장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포기했기 때문에 구속 가능성이 높다고 봤지만, 정 전 위원장까지 구속된 데 대해서는 다소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공정위 퇴직자 재취업 관련 폭로가 이어지며 공정위 내 긴장감이 커졌다. 현직 직원과 김동수·노대래 전 위원장으로 수사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31일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정위가 퇴직 예정자의 공직자윤리위 재취업 심사 통과를 위해 '경력 관리'를 해줬다는 내용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공정위는 자체 쇄신안 마련에 착수했다. 검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시기에 쇄신안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지난 30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 출장을 다녀온 후 8월 1일부터 사흘간 휴가를 갖는다. 별도 외부일정 없이 한성대 연구실에서 칩거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등 각종 현안 대응, 자체 쇄신안 마련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공정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침통한 분위기”라며 “잘못된 부분은 빨리 바로잡고 본연 업무에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