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2분기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화웨이는 사상 처음 세계 2위 스마트폰 제조사로 도약했다. 이 같은 추세가 구조화될 가능성이 높아 2분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와 LG전자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애플은 2분기 매출 532억6500만달러(약 59조6600억원), 영업이익 126억1200만달러(약 14조13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3%, 17.1% 늘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 아이폰과 웨어러블 제품 판매 호조로 좋은 실적을 냈다”고 자평했다.
애플은 2분기 아이폰 판매만으로 299억600만달러(약 33조4900억원) 매출을 올렸다. 아이폰 총 판매량은 4130만대로 예상치인 4180만대보다 50만대 적었다.
전년 동기 대비 아이폰 판매량은 27만4000대 늘었지만 매출은 무려 51억1400만달러(약 5조2000억원) 증가했다.
아이폰X(최대 163만원) 등 고가 전략으로 판매량 증가 대비 매출이 늘었다. 아이폰 평균 판매가격은 724달러(약 81만원)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화웨이는 상반기 3527억위안(약 57조8500억원) 매출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화웨이는 2분기 5400만대 스마트폰을 출하, 삼성전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화웨이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5.8%로 사상 처음 2위를 기록, 애플(12.1%)을 추월했다. P시리즈가 유럽 시장에서 흥행하는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점유율에서 삼성전자·애플 1~2위 구도가 무너진 것은 사상 최초”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애플·화웨이와 달리 삼성전자·LG전자는 고전했다. 삼성전자 IM(IT·모바일)사업부문은 2분기 매출 24조원을 기록했다. 애플보다 3000만대 이상 많은 7100만대 스마트폰을 판매했지만 매출은 10조원가량 적다. 1년에 한 번 신제품을 내놓는 애플 '프리미엄 전략'이 유효하다는 방증이다.
갤럭시S9을 비롯해 갤럭시A·갤럭시J 시리즈 등 프리미엄·보급형 시장을 전방위적으로 공략했음에도 중국·인도 등 최대 시장에서 고전한 결과다.
LG전자는 2분기 아이폰 판매량 4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1000만대 스마트폰을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는 2분기 2조723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1854억원이다. G7 씽큐가 흥행에 실패한 점, 북미를 제외한 세계 무대에서 LG전자 브랜드 입지가 약화된 점 등 복합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스마트폰 전문 연구원은 “애플 고공비행과 화웨이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삼성전자·LG전자가 국가별 소비 성향과 트렌드를 파악해 현지 실정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삼성전자·애플·LG전자 2분기 모바일 사업 실적.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