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이라도 추겠다”는 고용목표 20만…기업 활력 제고에 달렸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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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문제가 최악으로 치달으며 정부의 '기업 활력 제고' 정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공공일자리 확대를 마중물로 민간일자리까지 늘린다는 계획이었지만 사실상 효과가 없었다. 민간일자리를 늘리려면 기업 활력을 높여야 하고, 이를 위해 대대적 규제 완화, 정책 불확실성 제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최근 일자리 문제는 민간 부문을 중심으로 악화되고 있다.

대표 민간일자리인 제조업 취업자 수는 4월부터 3개월째 전년대비 감소(4월 〃1.5%, 5월 〃1.7%, 6월 〃2.7%)했다. 반면 공공일자리로 볼 수 있는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 취업자 수는 같은 기간 큰 폭 증가(4월 +7.8%, 5월 +8.0%, 6월 +8.8%)했다. 공공일자리가 많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취업자 수 역시 같은 기간 계속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산업별로 민간일자리, 공공일자리를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협소한 의미에서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은 공공일자리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6월) 전체 취업자 수 증가폭을 끌어내린 주요 업종은 제조업과 교육서비스업 등 이었다”며 “제조업은 민간일자리로 볼 수 있고 교육서비스업도 공교육보다는 학원·학습지 등 민간 영역에서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공일자리가 늘어난 것은 정책지원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중앙·지방 공무원 채용 등 공공일자리 확대를 위한 11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본예산에서도 공공일자리 사업을 대거 포함했다.

정부는 공공일자리를 마중물로 민간일자리를 늘린다는 목표였다. 그러나 예산을 직접 투입한 공공일자리만 확대됐을 뿐 민간일자리는 오히려 뒷걸음질 치며 정책 수정 요구가 높아졌다.

최근에는 정부도 민간일자리 확대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6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일자리가 20만개 이상 나오면 광화문 광장에서 춤이라도 추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당초 올해 월평균 취업자 증가폭을 32만명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고용상황이 악화하면서 18만명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를 20만명 수준까지만 끌어올려도 성공이라는 판단이다. 이날 김 부총리 발언은 고용은 기업이 결정할 사안이지만, 정부 입장에선 민간 역할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김 부총리 표현은 정부가 얼마나 일자리 창출에 관심·열정을 갖고 일하고 있는지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자리 창출은 공공 부문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기업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기업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기업 활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서비스업은 규제를 완화하고, 제조업은 정책 불확실성을 낮춰 기업 부담을 줄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