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2치 개각이 후순위 과제로 미뤄지는 모양새다. 여야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된 이후에나 협치내각 구성 논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야 전당대회 이후인 9월 초가 유력하지만, 올 연말까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8일 청와대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중 개각 발표는 없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의 휴가 직후 후속 개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형국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주 개각 발표는 없을 것”이라며 “아직 시의적으로 시급하게 보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여당에서 제안한 협치내각 카드를 실현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상징성이 있는데다 야당과의 협치 강화로 집권 2년차 민생·경제·개혁 정책 추진의 돌파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협치내각 방식은 여야 새 지도부가 선출된 이후에야 논의를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는 25일, 바른미래당 전당대회는 내달 2일이다. 바른미래당의 차기 지도부까지 구성되면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자유한국당을 비롯해 정동영 대표의 민주평화당, 그리고 정의당까지 함께 머리를 맞대어 협치내각 구성의 기본 틀을 논의할 수 있다. 때문에 빨라야 9월 초다. 하지만 여야 협상 기간을 고려하면 중순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높다.
여야가 협치내각 구성 틀에 합의를 이루더라도 어떤 인사를 어떤 장관직에 임명할 지를 두고도 2차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또 야당 추천 인사에 대한 청와대측 고강도 인사검증까지 생각한다면 9월말도 현실적으로 무리다. 이에 따라 개각 시점이 올해 연말까지 밀릴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서 서둘러 개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2020년 4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는 만큼, 장관 가운데 총선에 뛰어들고자 할 경우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개각 시점을 늦춰 총선 대비 장관 공석도 함께 메우는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변수는 여전히 많다. 협치내각은 후순위로 두더라도 일부 장관에 대한 부분 개각이 먼저 이뤄질 수도 있다. 특히 송영무 국방무 장관의 경우 기무사 계엄령 문건을 비롯해 하극상 논란까지 일면서 여권에서는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많다.
청와대 측은 “송 장관의 거취와 관련 전혀 확정된 것이 없다”고 답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