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혁신 성장 주역으로 내세우고 있는 스타트업에서조차 불만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 개혁 실천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지금까지 물밑에서 의견을 조율하고 전달했지만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성명을 내고 공식 행동에 들어갔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하 코스포)은 8일 성명서를 내고 “스타트업은 합법과 불법 경계에서 신음하고 있다”면서 “기존 사업자가 소관 부처에 큰소리치는 동안 스타트업은 언제 철퇴를 맞을지 불안에 떨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개적으로는 혁신 성장 주역으로 치켜세우면서 사업 환경은 오히려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혁신 성장 정책에 대해서도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코스포는 “대통령은 혁신 성장을 위한 네거티브 규제를 강조하지만 일선 현장은 정반대”라며 정책과 현실이 따로 노는 탁상공론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대로 가면 스마트업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증에 빠지게 된다. 코스포는 최근 불거진 서울시와 스타트업 간 갈등까지 언급하며 서울시 담당 공무원이 스타트업 대표에게 호통을 친 사실도 공식 거론했다.
같은 날 정부는 17개 지방자치단체 시·도지사들과 함께 세종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지역과 함께하는 혁신성장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혁신 성장은 중앙정부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현장에서부터 변화를 끌어내려면 지자체와 지역기업 동참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혁신 성장을 주제로 한 코스포 성명과 경제부총리의 지자체 독려 행사가 겹쳐지면서 공허함이 밀려온다. 산업 현장에서 스타트업은 지자체 공무원의 호통에 분개하고 있고, 정부는 지자체와 함께 혁신 성장 기업 전폭 지원으로 일자리 1만개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코스포는 정부가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면 이해 관계자와 제대로 대화할 수 있는 통로라도 만들어 달라고 할 정도로 절실하다. 거창한 담론도 좋지만 현장 분위기라도 위로 제대로 전달됐으면 하는 게 현장 기업인의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