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선거 공약 '버스 공공와이파이' 사업이 난관에 부닥쳤다. 우선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전체 일정 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버스 공공와이파이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지난달 말 대구지방조달청에 우선협상대상자 메가크래프트와 협상 결렬을 통보했다. 대구지방조달청은 재협상을 권고했지만 NIA와 메가크래프트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NIA는 메가크래프트가 제안한 모바일 핫스폿 네트워크(MHN) 기술은 고정 선로를 오가는 지하철에 최적화된 기술로, 버스처럼 1대 N 서비스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우선협상 과정에서 메가크래프크가 마이크로웨이브 장비를 기반으로 변경 제안을 했지만 이 역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NIA 관계자는 “다른 장비로 변경 제안을 받았지만 변경 제품은 기가급 속도를 제공할 수 없어 적격 제품이 아니다”면서 “무엇보다 시제품도 없는 가상 장비여서 현 상태로는 계약 체결이 어렵다”고 밝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전문 기관에 자문했지만 제안 내용은 버스 공공와이파이에 부적합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반면에 메가크래프트는 1대 N이 가능한 방식으로 수정해 제안했지만 NIA 측에서 레퍼런스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제품 공급에 약 4개월이 걸리는데 당초 목표인 9월까지 납품은 할 수 없다는 이유로 협상 결렬을 일방 선언했다고 밝혔다.
메가크래프트 관계자는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 국가계약 분쟁조정위원회를 비롯해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버스 공공와이파이 사업은 통신비 절감을 위한 문 대통령 선거 공약 가운데 하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부터 총 3차로 사업을 나누어 전국 시내버스 2만4000대에 공공와이파이를 설치할 계획이다. 버스당 최소 20Mbps를 제공, 승객 10~20명이 동시 접속 시 개인 평균 2Mbps 이상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총 예산은 446억원이다.
NIA는 지난달 초 MHN과 롱텀에벌루션(LTE) 혼합 방식을 제안한 PNP플러스 자회사 메가크래프트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메가크래프트는 트래픽 밀집 지역에는 MHN, 나머지 지역은 LTE로 각각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해 KT를 따돌리고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그러나 우선협상부터 분쟁에 휩싸이며 연내 사업 착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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